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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을 잡기 위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발걸음이 바쁘다. 14일 광주와 전남 여수를 방문한 박 대표는 21일엔 전북 전주를 찾는다.
광주·여수 방문에서 '호남고속철도 조기 건설과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적극 지원'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푼 박 대표는 이번 전북 전주 방문에서는 정부의 새만금 사업 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박 대표의 잦은 호남행. 작년 11월 이후에만 여섯 번째다. 한 달에 한번 꼴로 호남을 방문했고 3월에만 두 번째다. 취약지역인 호남에 대한 '구애'라고는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문횟수가 많다.
5·31지방선거를 겨냥한 '전국순회 정책 투어' 첫 번째 방문지로 호남을 선택한 점도 호남에 대한 박 대표의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박 대표가 호남에 풀어놓은 선물들은 매우 굵직한 지역현안이다.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의 경우 엑스포 개최로 5조4000억원의 부가가치와 15만7000여명의 고용효과를 얻을 수 있어 여수 뿐 아니라 전남 주변지역의 동반발전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 정부·여당에 비해 한나라당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이미지가 부각될 경우 한나라당으로선 여수 뿐 아니라 전남 민심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고속철의 조기 착공 공약으로는 여당과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최근 여당은 기존 오송-익산-목포역 외에 공주역 추가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며 호남과 충청지역민들로 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호남 충청지역민들은 공주역 신설을 반대하며 "당초 노선대로 조속히 착공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풀어놓은 선물보따리가 당장 호남지역민들에게 현실로 실현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여당과의 차별화와 호남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지지율 상승은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박 대표 만큼 호남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는 없었다. 차기 대권라이벌인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역시 호남의 지지율은 박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대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박 대표가 호남에 대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려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또 22일엔 최연희 의원 사건으로 어수선해진 강원 지역을 방문하고 24일엔 취약지역인 대전 충남을 찾아 지역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