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WBC)에서 보여준 야구대표팀의 쾌거에 정치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당정협의회를 열어 WBC에서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17일 '서울 돔구장 건설과 유소년 전용 야구장 건립추진'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박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공약격인 '세계 4강 도시를 위한 신(新)서울구상 ABC'를 통해 이같은 구상을 처음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WBC에서 세계야구강국과 벌이는 진검승부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했다는 것은 한국 야구가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면서 "열악한 야구 인프라와 시설을 세계 4강에 걸맞게 구축해야하며, 그 출발이 돔구장과 유소년야구장 건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돔구장은 축구 경기는 물론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멀티형 구장으로 건설해 수익성을 높이고,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호텔 놀이공원 야구박물관 등이 혼합된 시민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돔구장 건설의 재원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박 의원은 기업의 민자 투자 및 외자 유치, 투자 기업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 신생팀 창단, 스포츠 토토 수익금의 활용 등을 제시했다.

    한편 정치권은 전국민적인 성원에 발맞춰 한국야구팀에 찬사를 보내면서 '교묘히(?)' 정치적인 발언을 함께 끼워넣는 모습을 내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야구대표팀을 칭찬하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후임 총리를 뽑을 때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깊이 느끼고 배우라"는 충고를 곁들였으며, 열린당 김근태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미국의 마운드에 태극기가 꽂히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웠는데, 이명박 서울시장은 정반대로 나가 걱정스럽다"는 멘트를 '슬쩍' 끼워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