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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의원 사건 이후에 남성 의원들에 의해 잇따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해프닝을 보며 더 절망하고 분노한다"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폭발했다.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최연희 의원의 잠적이 길어지고 당내 일부 남성 의원들이 최 의원을 옹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여성 의원들이 10일 최 의원의 사퇴를 재촉구하며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터진 뒤 여성 의원으로선 가장 먼저 최 의원의 사퇴와 술자리 동석 당직자들의 당직 사퇴를 요구한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잘못된 음주문화와 폭탄주 탓으로 돌리며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폭탄주잔을 망치로 깬 박진 의원을 겨냥해 맹공을 쏟아냈다.
진 부대표는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최 의원 문제를 거론하며 참석한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진 부대표는 먼저 이번 사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어제부터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무소속 출마설과 더불어 나오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사태의 본질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국민에게 책임을 안지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에는 두 가지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하나는 탈당한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는 동정론으로 국민들은 이런 형식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온정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온정주의냐. 이는 당에도, 최 의원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이 진정으로 최 의원을 생각한다면 사퇴를 결심하게 하고 미래에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그는 "최 의원에게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말라. 시간이 흐르면 잊혀질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며 아무도 최 의원이 탈당했다고 한나라당과 관계없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고위 당직까지 맡았었는데 당에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진 부대표는 이어 남성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최 의원 사건 이후에 남성 의원들에 의해 잇따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해프닝을 보며 더 절망하고 있고 분노하고 있다"며 "성추행을 희화화하거나 변명할 여지를 만들어 낸다든가 하더니 급기야 술잔을 깨는 퍼포먼스까지 하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피해 여성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자제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수희 의원을 비롯, 고경화 김애실 김희정 이계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