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지방선거를 ‘노무현 정권 심판’으로 이끌겠다고 벼르고 있는 한나라당이 25일로 출범한지 3주년을 맞은 노무현 정권을 향해 “3년간의 국정운영은 총체적 실패”라고 쓴소리를 퍼부으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24일 정책성명을 내고 경제·교육·복지·안보 등 분야별로 노 정권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파탄에 이른 민생경제, 부패하고 무능하며 덩치만 큰 정부, 말의 성찬일 뿐인 복지, 뿌리가 뒤흔들린 국가체제, 그리고 사라진 미래에 대한 희망은 과연 누가 책임질지 답답한 마음 뿐”이라고 개탄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특히 노 정권의 경제운용과 도덕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가혹한 세금폭탄 ▲소득·교육 등 계층별 격차 심화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 ▲실업자 및 구직 포기자 급등 등을 노 정부 3년간의 ‘경제운용 키워드’로 규정했으며 ‘윤상림·행담도게이트, 민경찬·노건평·배병렬 등 친인척 부패·비리, 이광재·안희정·이기명 등 측근 부패·비리’ 등을 지적하며 참여 정부를 ‘비리공화국’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방호 "로빈훗식 분배정책으로 노곤층만 양산"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우리 국민은 ‘대통령직이 힘이 든다. 대통령직 그만둔다, 야당하고 싶다’는 식의 막말에 분노하다 못해 허탈감까지 느껴왔다”며 “한나라당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지난 3년간 국정운영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장은 “노 정권은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파탄으로 내몰았다”며 “이 정부는 정치과잉, 이념과잉의 국정운영으로 지난 3년간 우리 민생경제를 파탄시켰다”고 규탄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현 정부 들어 무너진 중산층과 더욱 어려워진 극빈층을 ‘노무현 빈곤층’ 소위 ‘노곤층’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런 책임을 묻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노 정권은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정부, 부정과 비리가 만연한 정권으로 치닫고 있다”며 “노 대통령과 정부를 둘러싼 부패와 비리는 현 정부를 ‘비리공화국’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라고 일갈했다. 그는 “과연 참여정부는 누가 참여하는 정부냐”며 “국민의 참여정부냐, 아니면 공무원과 측근과 친인척, 코드장관의 참여정부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말뿐인 국민연금 개혁, 한계를 드러낸 소비지향적 복지정책은 소외된 서민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고 살아갈 의욕조차 빼앗아 버렸다”며 “새로운 빵을 만들려 하기보다 있는 자의 것을 빼앗아 나눠주는 ‘로빈훗식 분배정책’으로 실업자만 늘리고 사회복지부담만 크게 증가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 정권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교육과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무참히 망가뜨렸으며 대한민국 체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안보태세를 소홀히 했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정치적 승부사로서 지방선거나 차기 대선 승리에 몰두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국가의 비전과 미래를 제시하는 대통령”이라며 “노 대통령은 이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취임 3주년을 국정운영의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라”고 충고했다. 

    네티즌들 "'노구라 정권', 세월흐르면 없어질테니 참고 기다리자" 한탄

    한나라당은 이와 더불어 22일부터 24일까지 당 홈페이지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 코너를 마련, 노무현 정권 3년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아 여론주도층을 초청하는 ‘청와대 오픈하우스’ 행사에 대해 “코드에 맞는 여론주도층만을 초청한 것으로 진정한 여론주도층인 국민을 제외했다”는 비판의 일환이다.

    아이디 ‘obear9278’은 “국민 걱정에 뜬 눈으로 밤 지새우고 초췌한 모습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며 “적금 부어 재산 늘렸다는 소식보다 어려운 국민 도와주어 대통령 재산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그런 뉴스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ymchoe’는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이라. 정권은 강물이고 국민은 돌멩이다. 강물은 세월 따라 흐르지만 국민은 그대로 남는다”며 “어수선한 나라꼴이 한심하기도 하지만 권력은 세월이 흐르면 없어지니까 참고 기다리겠다”고 한탄했다.

    함께 진행된 ‘생일날 네 이름을 불러주마!’라는 노 정권 이름 짓기 이벤트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노 정권에 ‘노구라 정권’ ‘무시해(노 대통령, 유시민 장관, 이해찬 국무총리) 정권’ ‘nato(no action talk only)정권’ 등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네티즌들이 노 정권에 붙여준 별칭들은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 비난의 글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대안없는 한나라당의 문제점이나 한나라당이 더 잘해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