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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위폐 감싸다 함께 ‘이상한 나라’ 될라

입력 2006-02-24 09:43 수정 2006-02-24 09:43

동아일보 24일자에 실린 사설 <북(北) 위폐 감싸다 함께 '이상한 나라' 될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어제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對)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이 북한 위조달러를 둘러싸고 벌인 공방은 한미 간 시각차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김재원 의원은 북한산 초정밀 위폐라는 100달러짜리 ‘슈퍼노트’와 평양의 위폐제작시설을 찍었다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위폐 문제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내재적(內在的) 접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황증거만 가지고 북을 자극해선 안 된다”고 되뇌었다. 선병렬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위폐를 입수해 소지하고 있다면 이는 불법’이라는 식의 엉뚱한 역공까지 했다. 집권 여당 측이 이런 유치한 대응이나 하고 있을 상황인가.

미국 의회조사국(CRS) 라파엘 펄 연구원은 그제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해 점점 말을 삼가는 것은 북한 지도부를 범죄활동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대통령을 마약거래혐의로 기소해 미국 재판정에 세웠던 전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이미 북한 당국이 달러 위조에 개입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는 북한이 ‘101호 연락소’ ‘평양상표인쇄소’(62호 공장)라는 국립조폐소를 설립해 연간 1000만 달러 안팎의 달러를 위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확증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보좌관은 최근 “북한 위폐 문제에 대해 한국이 중국보다 더 강하게 미국에 대북 압박 중단을 요구했다”며 “그럴수록 북한은 한미동맹을 더욱 이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감싸기’로 일관하는 우리 정부와 여당은 ‘한반도 평화체제 관리를 위해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내재적 접근논리로 북을 감쌀수록 한미 간 틈새는 벌어지고 미국은 한국을 도외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국제사회는 한국을 북한과 동류(同類)의 ‘이상한 나라’로 취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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