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놓고 박근혜 대표와 ‘한판’ 붙은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해 ‘친박(親朴)’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거세지며 내부 분란이 계속되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 초선인 한선교 의원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원 최고위원을 겨냥, “상대가 적어도 당 대표 정도는 돼야 기사레벨이 올라간다는 것도 안다”며 원 최고위원이 자신이 ‘뜨기 위해’ 박 대표에 대항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 의원은 “정치에 들어와 보니 조연급의 어설픈 방송인들이 눈에 띈다”며 “당의 주된 흐름과는 반대 의견을 내야 신문·방송을 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 최고위원이 1년 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발언까지 거론한 뒤 “‘초선들이 막말을 한다든지, 소신을 내놓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망신을 준다든지…’라고 말했다. 초선들이 조폭의 똘마니 수준 같다는 뜻이다”며 “그 방송을 듣고 있던 나는 화가 끓어올랐다”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지난 사학법 날치기 때도 모든 의원이 단상 앞에서 몸싸움을 하고 원천무효를 외치고 있을 때 그는 본 회의장 맨 뒷줄에 팔짱을 끼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며 “그런 이들을 신문에선 소장 개혁파라고 하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그들은 ‘소장 방송파’다”고 공격했다. 그는 “과연 그들이 이 나라 정치와 한나라당 개혁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느냐. 오로지 소수의견으로서 언론을 위한 인터뷰 이상 무엇을 했느냐”며 “질문자의 의도를 너무도 잘 알기에 늘 정답을 제공한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이번 사학법 투쟁에 있어서도 어떠한 언행이 언론을 탈 수 있는가를 너무 잘 안다. 상대가 적어도 당 대표 정도는 돼야 기사레벨이 올라간다는 것도 안다”며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서러운 회환이 겹쳐 울먹였던 박근혜의 눈물은 그에게는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것을 안다”고 힐난했다. 또 “그는 '사학법을 이념적으로 이끌고 가선 안된다'는 것으로는 기사가 안된다는 걸 알기에 ‘이념병’ ‘빨갱이로 몬다’ 등의 표현을 한다”며 “매체가 한겨레21이기에 거기에 맞는 강도 있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어설픈 조연 역할을 계속한다면 주연은 결코 될 수 없다”며 “튀는 조연으로는 본인의 대망과는 다르게 2007년 주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고 ‘훈계’하기도 했다.

    <다음은 한선교 의원의 글 전문>

    “한나라당의 어설픈 방송인들”


    대부분의 기자들은 상대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이미 답을 정해 놓는 경우가 많다. 즉, 어떤 사안에 대해 다섯 명, 열 명에게 질문을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맞는 이의 말을 기사로서 채택한다.

    정치기사도 예외는 아니다. 신문에 인용되는 의원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그 의원이 기자가 무엇을 묻고자 하는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또 그 기자는 그 의원이 늘 정답을 얘기하기 때문에 자주 질문을 던진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기 위해서는 담당PD의 의중을, 제작의도를 잘 알아야 한다. 만약 출연해서 PD생각과 다른 행동과 말을 해댈 경우 대부분이 편집될 것이고 다시는 출연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조연급 출연자의 경우는 PD의 의도는 물론 매 회 새로운 오버를 해줘야한다. 그 때마다 PD는 박수를 친다. 더 오버를 하라는 박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날 PD로부터 출연 제의가 끊어진다. 이유는 식상하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다. 정치건 방송이건 오버하면 절대 못가는 것 같다. 어느 개그맨은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파격적 언행으로 주의를 끌었다. 정말 아찔할 정도의 방송 부적절 언어를 사용하고 넘어지고 구르고 온 몸을 다해 방송에 기여했지만 그는 지금 방송에서 볼 수 없다.

    정치에 들어와 보니 앞서 말한 조연급의 어설픈 방송인들이 눈에 띈다. 당의 주된 흐름과는 반대의 의견을 내야 신문 방송을 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유이다.

    작년 이 맘 때의 일이다. 한나라당의 모 재선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재선의원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특집 방송으로 당시 8개월 정도 지난 17대 국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국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사회자가 질문을 했다. “17대 초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데,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두 분의 의견은?” 열린우리당 의원은 “그렇지 않다.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그래서 긍정적으로 많이 변했다.” 이번엔 한나라당의 모 재선의원의 답변이다. “초선들이 막말을 한다든지, 소신을 내놓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망신을 준다든지....” 초선들이 조폭의 똘마니 수준같다는 뜻이다. 그 방송을 듣고 있던 나는 화가 끓어올랐다.

    그는 지난 사학법 날치기 사태 때도 모든 의원이 단상 앞에서 몸싸움을 하고 원천무효를 외치고 있을 때 본 회의장 맨 뒷줄에서 팔짱을 끼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회의장을 나갔다. 역시 방송과 신문에서 써먹을 수 있는 특별한 행동이다. 그런 이들을 신문에선 소장 개혁파라 한다. 하지만,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그들은 소장 방송파인 것이다. 과연 그들이 이 나라 정치와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나. 오로지 소수의견으로서 언론을 위한 인터뷰이상 무엇을 했나. 질문자의 의도를 너무도 잘 알기에 늘 정답을 제공한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이번 사학법 투쟁에 있어서도 어떠한 언행이 언론을 탈 수 있는가를 너무 잘 안다. 또한, 상대를 적어도 당대표 정도는 돼야 기사레벨이 올라간다는 것도 안다. 원외 병행 투쟁 정도 갖고는 기삿거리가 안 된다는 것도 안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서러운 회한이 겹쳐 울먹였던 박근혜의 눈물은 그에게는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것을 안다. 놓치지 않았고 라디오 방송에서 섭외가 왔을 때 이미 PD의 의도를 잘 간파하고 있었다.

    사학법을 이념적으로 이끌고 가선 안 된다로는 기사가 안된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이념병”이라는 “빨갱이로 몬다”등의 표현을 한 것은 그로선 당연하다. 그리고 매체가 한겨레21이기에 거기에 맞는 강도 있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들과 같은 당내에서 정치를 하면서 참으로 아쉬운 것은 당이 있기에 앞서 오직 자신만의 존재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의견에 긍정적인 면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배 방송인으로서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어설픈 언론플레이에 이제 시청자들은 식상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들도 한나라당의 소중한 재산이기에 충고를 하는 것이다.

    부디 부탁하건데 이러한 어설픈 조연 역할을 계속한다면 조연으로 계속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주연은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방송세계에는 비정하게도 조연은 늘 조연이고 주연은 늘 주연이라는 생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튀는 조연으로는 본인의 대망과는 다르게 2007년 주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 물론 아름다운 꼴찌를 꿈꿀지 몰라도…. 그러한 기회도 지금으로선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1월 6일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