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보유세 대체로 낮아 … 기대 수익률 근본적으로 낮춰야"대출제한 → 공급대책 → 규제지역 확대 → 세제 강화 … 文과 판박이종부세·양도세·취득세 패키지 규제 전망 … '7·10대책' 재현 우려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 근본적으로는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세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고 여기에 보유세 부담까지 늘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대선 전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던 대통령은 불과 1년 만에 양도세에 이어 보유세까지 부동산 세금 전반을 건드리려 하고 있다.

    대통령의 보유세 관련 발언은 일제히 언론에 대서특필 됐지만, 정작 부동산 출입기자들은 대단한 뉴스거리도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그간 이재명 정부의 정책 행보와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집값을 감안할 때 보유세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해 시장 유화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정부의 선택은 일단 '고(GO)'였다.

    물론 시장 대내외적인 변화에 따라 대통령의 메시지는 바뀌기 마련이고 필요하다면 세금 규제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제 패턴이 '부동산 실패'로 점철된 문재인 정부와 데칼코마니 수준으로 닮았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시계를 앞으로 돌려보자. 2017년 5월 탄핵 정국 혼란 속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부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고강도 규제들을 쏟아냈다.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한 '6·17대책'으로 규제 신호탄을 쏜 문 정부는 두 달 뒤 '8·2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일시적으로 잠잠하던 집값이 다시 폭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11·29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다.

    집권 2년차인 2018년엔 '9·13대책'으로 고가주택와 다주택자의 종부세 세율을 높였고 며칠 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을 담은 '9·21공급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집값이 상승세가 가팔라진 집권 3년차부터는 규제 강도도 세졌다. 2019년 '12·16대책'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고강도 규제였다. 이듬해에는 '6·17대책'으로 경기·인천·대전·청주 등이 모두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규제 정점은 2020년 발표된 '7·10대책'이었다. 당시 정부는 종부세·양도세·취득세 세율을 일제히 올리는 소위 '징벌적 세제 3종 폭탄'을 투하했지만 남은 것은 천정부지로 뛴 집값과 부동산 실패 정권이라는 오명뿐이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타임라인을 그려보면 문 정부와 판박이 수준이다.

    6·27대책(주담대 제한)을 시작으로 9·7대책(수도권 150만가구 공급), 10·15대책(서울 전역 규제지역 확대)을 잇따라 내놨지만 그때마다 집값은 더 뛰었고 올해 들어서는 양도세에 이어 보유세 강화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투기 억제를 위해 종부세·양도세·취득세 등 주택 보유 전 과정을 망라한 세제 패키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전망이 맞다면 부동산 전문가들이 최악의 부동산 정책으로 꼽는 7·10대책이 이번 정부에서 재현되는 셈이다.

    이전 정부와는 다르다던 자신감은 어디갔나. 정권 초부터 호언장담하던 '공급'은 어찌하고 또 '규제 후 집값 폭등, 더 센 규제'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가.

    세제·금융·규제·공급을 한꺼번에 정리하겠다는 대통령의 결심이 또다른 폭탄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규제 칼바람이 거세질수록 시장은 외투를 더 강하게 움켜쥔다는 진리를 되새겨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