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방미통위 방송3법 후속조치 문제 긴급토론참석자들 "과반노조에 편성위 등 영향력 편중돼"법조계·현업노조 "편성권 구조 왜곡될 우려 커"
  •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언론자유특위원장). ⓒ이종현 기자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언론자유특위원장). ⓒ이종현 기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방송3법 후속조치로 의결한 시행규칙이 방송의 독립성을 해치고 공영방송을 노영화(勞營化)하는 '악법'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규칙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강화하기보다 특정 세력에 과도한 영향력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며 이를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산하 정책위원회와 미디어특별위원회,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3법 후속조치 문제점 긴급좌담회'를 열고 방송법 시행규칙의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편성위원회 구성 문제, 소수노조 배제 논란, 시행규칙의 위헌 가능성 등을 놓고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좌장을 맡은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언론자유특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현 상황을 두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방송3법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특정 정치세력 중심 구조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려로만 제기됐던 문제가 이제는 공영방송 운영 과정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좌담회에는 현업 방송 종사자와 시민단체, 법조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강명일 MBC노동조합 위원장과 박성은 KBS노동조합 공정방송실장,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 이준용 자유언론국민연합 상임대표, 임응수 자유변호사협회 공동사무총장, 홍세욱 경제사회변호사회 대표, 김성근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운영위원 등이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현업 노조 관계자들은 시행규칙이 실제 방송 현장에 적용될 경우, 편성권과 조직 운영이 특정 다수노조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강명일 위원장은 MBC의 사례를 언급하며 "회사 전체 구성원이 아니라 사실상 과반 노조 중심으로 방송 편성이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사자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노사협의 과정 역시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KBS 내부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박성은 KBS노동조합 공정방송실장은 "KBS 안에는 여러 노조와 비노조 구성원들이 공존하고 있는데, 특정 노조 중심으로 편성위원회가 꾸려질 경우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수노조나 무노조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배제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시민단체 참석자들도 시행규칙 추진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는 "종사자 범위가 모호하게 규정될 경우 특정 노조가 절차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운영할 여지가 생긴다"며 "결국 공영방송 내부 다양성과 대표성이 약화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용 자유언론국민연합 상임대표는 방미통위의 정책 추진 방식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특정 성향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공론화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기천 공정언론국민연대 상임대표 역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특정 세력에 유리한 구조를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시행규칙과 방송3법 자체의 위헌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도 나왔다.

    임응수 자유변호사협회 공동사무총장은 "편성위원회가 단순한 편성 논의를 넘어 이사 추천 구조 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헌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자격이나 종사자 범위를 하위 규정에 광범위하게 위임하는 방식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세욱 경제사회변호사회 대표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 절차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그는 "추천 과정에서 내부 민주성이나 검증 절차가 충분히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천권이 부여될 경우 공정성과 대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비판적 시각이 제기됐다. 지성우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송사를 감시·감독해야 할 이사를 방송사 내부 구성원들이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는 해외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과 시행 과정 전반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소송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를 정치 공세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공영방송 독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시행규칙 문제를 넘어 향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 총선과 맞물려 방송 공정성과 언론 독립 이슈가 다시 핵심 정치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성근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운영위원은 토론회 말미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싸움만이 아니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공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함께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미디어 생태계가 바뀌는 상황에서 미래 전략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방송법 시행규칙 재검토 필요성에 공감하며 ▲종사자 범위 기준 명확화 ▲편성위원회 구성의 대표성·투명성 강화 ▲소수노조 및 비노조 구성원 참여 보장 ▲이사 추천 절차 개선 등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장겸 의원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오늘 제기된 현장의 우려와 법률적 문제들을 관계 기관에 충분히 전달하겠다"며 "공영방송이 특정 진영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방송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향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 국민의힘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3법 후속조치 문제점 긴급좌담회'를 개최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방송3법 후속조치와 방송법 시행규칙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 ⓒ뉴데일리
    ▲ 국민의힘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3법 후속조치 문제점 긴급좌담회'를 개최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방송3법 후속조치와 방송법 시행규칙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