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조사 중단 이후 3주 공백 … 20일 만에 4차 소환공천헌금·차남 특혜 의혹 등 13건 수사…핵심 혐의 입증 난항반년째 결론 없이 이어진 수사…장기화 우려
-
- ▲ 공천헌금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31일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열린 4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3개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4차 소환 조사가 이뤄졌지만 출석 지연 등이 겹치며 수사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관련 수사에 착수했지만 반년째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31일 오후 2시부터 김 의원을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김 의원은 이날 마포청사에 도착해 "성실히 조사받고 무혐의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몸은 괜찮은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로 안 좋다"고 답했다. 지난 3차 조사 당시 조서에 날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하며 "날인을 하겠다"고 답했다.경찰은 지난달 26~27일 김 의원을 잇따라 소환해 각각 14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후 김 의원의 일부 혐의에 대해 추가적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11일 3차 소환 조사를 진행했으나 김 의원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며 이날 조사는 약 5시간 만에 중단됐다. -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서성진 기자
◆ 반년째 결론 없는 13개 의혹 … 핵심 혐의 입증 '난항'이날 김 의원에 대한 4차 소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사가 길어지며 지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차 조사 중단 이후 약 3주 가까이 추가 소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 진행 속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김 의원은 '공천헌금 수수 후 반환'과 '차남 편입 특혜·취업 청탁' 등 13개에 달하는 비위 의혹을 받는다. 핵심 혐의인 공천헌금 의혹은 김 의원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 구의원 김모씨와 전모씨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한 뒤 반환했다는 내용이다.김 의원의 또 다른 주요 혐의인 차남 김모씨 관련 의혹은 김씨가 지난해 1월 빗썸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청탁이 개입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2023년 초 숭실대 혁신경영학과 편입 과정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김씨가 숭실대 편입 요건인 '중소기업 10개월 재직'을 충족하기 위해 A사에 재직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보좌진 등을 동원해 숭실대 입시 정보를 파악하고 A사 취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이 외에도 김 의원은 ▲배우자 이모씨 업무추진비 유용 ▲경찰 수사 무마 ▲쿠팡 오찬·인사 불이익 요구 ▲대형병원 진료 특혜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지난해 9월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됐고 경찰은 같은 달 19일 수사에 착수했으나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처분이 내려진 사안은 없다. 이처럼 수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사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는 한편,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전형환 메가엑스 변호사는 "현재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충분치 않아 혐의별로 수사를 반복하며 보강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피의자 진술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사 진행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청탁이나 뇌물 혐의 사건은 물적 증거보다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입증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사가 진행되며 지연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작용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수사 동력 자체가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최건 건양 변호사는 "경찰 수사가 이렇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결과적으로 피의자에게 증거 인멸 시간을 벌어주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공천헌금 의혹 등에 대해서도 통상 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직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수사 속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 늦어진 강제수사·출석 지연 겹쳐 … 수사 속도 저하전문가들은 경찰의 이례적인 수사 진행과 김 의원의 조사 대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경찰은 지난 1월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영장에 적시했다. 이후 뒤늦게 김씨의 취업과 편입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며 지난 13일 해당 혐의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피의자와 동일한 장소를 대상으로 시차를 두고 강제수사가 반복되면서 수사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김 의원의 수사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3차 조사 당시 조서를 작성하고도 날인하지 않은 채 귀가했으며 이후 건강상 이유를 들어 출석을 미루는 등 조사 일정이 지연되는 모습이 이어졌다.전 변호사는 "같은 대상의 압수수색을 나눠 진행할 경우 피의자 입장에서는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이후 2~3차 압수수색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결국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신병 확보로 이어져야 수사 진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김 의원이 3차 조사 당시 조서 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한 점과 이후 건강 사유로 출석이 지연된 점 등을 보면 수사에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최 변호사도 "김 의원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의자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증거 인멸 가능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