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틀라스'는 준비됐는데 … 마지막 문턱은 보험?자율성 커질수록 흐려지는 책임 … 산재·보상 체계 '공백'"피지컬 AI,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보험' 붙느냐의 문제"
  • ▲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5일(현지시각)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AP 뉴시스
    ▲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5일(현지시각)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AP 뉴시스
    지난 CES 2026 무대에서 인간처럼 몸을 비틀고, 부품을 집어 들고, 스스로 배터리를 갈아 끼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더 이상 미래의 상징이 아니라 곧 공장에 출근할 '노동자'처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 로봇을 2028년부터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까지 공개했다.

    기술만 놓고 보면 로봇이 사람 대신 일하는 시대는 이미 문 앞에 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이 시대를 가로막게 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로봇 사고로 인한 책임과 보상을 둘러싼 보험 문제라는 분석이다.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 개막 전 무대에 올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현실에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즉 '피지컬 AI'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 개막 전 무대에 올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현실에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즉 '피지컬 AI'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로봇 산업이 맞이한 다음 단계 … '리스크 가격표'

    해외 로봇 산업을 분석하는 전문 매체 식스 디그리스 오브 로보틱스(Six Degrees of Robotics)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로봇 산업의 다음 관문으로 ‘규제’가 아닌 보험을 지목했다.

    이 매체는 로봇의 성능보다 사고 발생 시 누가 책임을 지고 비용을 부담하느냐가 로봇 상용화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 로봇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는가, 누가 보상하는가, 현실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누가 감당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로봇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아도 현장 배치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식스 디그리스 오브 로보틱스는 모든 핵심 기술이 일정 시점을 지나면 혁신의 단계에서 구조의 단계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이 엔지니어링만으로 확산되지 않았고, 항공 산업이 조종사의 숙련도만으로 성장하지 않았던 것처럼 로봇 산업 역시 위험을 계산하고 가격을 매기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 학습하는 로봇, 복잡해진 책임 정의 … 기존 보장 체계 '무력화'

    문제는 로봇의 자율성과 학습 능력이 높아질수록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점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설계 결함인지, 학습 데이터 문제인지, 운영자 과실인지, 아니면 예측하지 못한 행동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개발사와 운영자, 보험사 모두를 주저하게 만든다.

    그 결과 기술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일부 현장에서는 로봇 대신 다시 인간 노동을 투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보험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가 확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 오류가 서비스 중단이나 데이터 손실로 끝나는 것과 달리 로봇의 실패는 사람의 부상이나 시설 파손, 작업 중단 등 물리적 사고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로봇은 산업재해보험, 제조물 책임보험, 상업용 책임보험 등 기존 보험 체계 전반과 맞닿아 있다.
  • ▲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보험 가능한 로봇'이 살아남는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로봇 전용 보험 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식스 디그리스 오브 로보틱스는 설명했다. 

    기존 보험 체계로는 자율적이고 학습하는 물리 시스템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은 더 이상 사후 처리 수단이 아니라 로봇 도입 여부를 가르는 선행 조건이 되고 있다.

    식스 디그리스 오브 로보틱스는 "로봇 산업의 진짜 분기점은 로봇이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작업을 대규모로 수행해도 보험이 붙느냐에 있다"고 짚었다. 

    결국 현장에 남는 로봇은 가장 똑똑한 로봇이 아니라 보험사가 감당할 수 있는 로봇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