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회담 요구 사실상 거절 … "정치적 결단 필요할 때 해야""이혜훈 청문회 열어야 … 공개 해명 들어봐야""북한이 핵 포기하겠나 … 이상만 꿈꾸다 핵무기 늘어"부동산 수도권 공급 확대 예고 … 투기성 제재·1주택자 보호"검찰개혁, 저항 이유로 흔들리는 일 없을 것"
  •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영수회담 요구에 대해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인 것 같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는 중요하며 야당 대표도 필요하면 만난다"면서도 "필요하고 유용할 때 만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계속 (야당을) 만나긴 해야겠지만 뭐든지 제가 개별 정당과 소위 직접 대화나 '직거래'를 하면 여야 관계나 국회는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여야가) 충분히 대화하고 그 후에도 추가로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면 그때 만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 보니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정쟁을 유발하는 수단으로 쓰는 분도 있더라"는 비판을 내놓았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이 대통령과 만난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내용과 본질이 다른 얘기를 한다. 이 대통령은 저에게 만남 뒤 달라졌다고 하던데 누가 속았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장 대표의 인터뷰는) 이 대통령과의 신의를 저버린 행위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거취에 대해 "참 어렵다.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을 못 했다"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 있어 보이긴 하다. 국민께서 문제의식을 가지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본인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아쉬운 건 본인 얘기를 공개적으로 들어볼 기회를 갖고 청문 과정을 본 우리 국민들의 판단을 제가 들어보고 그렇게 결정하고 싶었다"면서 "그 기회마저 봉쇄돼서 본인도 아쉽겠지만 저도 참 아쉽다"고 했다.

    지난 19일 예정됐던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민의힘 반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를 문제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향해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정보를 갖고, 마치 (영화) '대부'에 나오는 배신자 처단하듯 우리는 모르는 정보를 갖고 공격하면 흠 잡힐 일을 한 당사자 잘못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로서는 알기 어렵다"며 "이게 정치인가, 현실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변호사 업무 경험을 토대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재판에 참여하면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라 저 자신에 관한 왜곡된 정보를 많이 들어봐서 사람의 말을 듣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생겼다"며 "가까운 사람의 말도 그대로 듣지 않고 '근거가 뭔데'라고 묻는다. 레드팀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청문회를) 할 수 있으면 지금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인사 검증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할 텐데 부족하다"면서도 "보좌관에게 갑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어떻게 알겠느냐. 기사라도 났다면 몰라도 유능한 분으로 판단됐고 해당 진영에서 공천을 다섯 차례 받아 세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될 만큼 (당시)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큰 반발에 부딪힐 줄은 몰랐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해해 달라는 말은 쉽지 않지만 보수 인사를 기용하는 데에는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일부 용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 개발 중단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해야 하고 그게 이상적이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 그건 엄연한 현실"이라며 "엄연한 현실과 바람직한 이상, 이 두 가지는 쉽게 공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전략은 이상을 꿈꾸면서 현실을 외면했다. 결과는 핵무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북한은 지금도 연간 10∼20개 핵무기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계속 개선하고 있다. 언젠가 전 세계를 위협할 만한 미사일 ICBM 기술 이런 걸 다 확보하고 그다음에 남으면 넘칠 것"이라며 "전 세계에 위험이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현실을 인정하되 이상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더는 핵 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해외로 반출되지 않게 하고 ICBM 기술을 더는 개발하지 않게 하는 것도 이익"이라며 "이상을 포기하지 말고 현실적인 중단 협상을 하고 다음으로 핵 군축 그리고 길게는 비핵화를 향해서 가자"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 전략과 관련해선 "쌓인 불신과 적대 의식이 너무 커서 '석 자 얼음이 어떻게 한 번에 녹겠느냐'는 말이 남북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 통일은커녕 전쟁하지 않으면 다행인데 그건 좀 뒤로 미루더라도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상황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확실하다"며 "확고한 방위력과 억지력을 확보하고 그 기반 위에서 위협하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고 협의하고, 존중하고 공생·공영의 길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속에서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특한 분이시긴 하지만 그 점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본인의 생각과 국정 철학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일 이어지는 고환율 현상을 '뉴노멀'이라고 규정하며 "한 두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달러당 원화 가치가 1400원대 후반에 육박하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용한 많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하고 환율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만으로는 인위적인 시장 조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은 언제나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며 "역대 최대의 7000억 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계속되고 성장도 회복되고 있지만 환율은 작년 윤석열 정권 당시 (수준으로) 다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뉴노멀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원화 가치가 조만간 1400원대 초반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한 두달 정도 자니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불리한 측면도 있고 유리한 측면도 있는데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어서 대한민국만의 정책으로 쉽게 원상으로 되돌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과 1주택자 보호 등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해법으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지방 균형 발전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유휴부지 개발 등 공급 확대 방안을 국토교통부가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 관리와 관련해서는 실수요는 보호하되 "집을 수십 채, 수백 채씩 모으는 투기적 수요"는 규제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토지거래허가제 등 기존 규제 수단에 더해 추가 조치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세금에 대해서는 "국가 재정을 위한 수단이지 규제 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집값이 정부가 예상한 선을 벗어나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 세제 수단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특히 장기보유공제와 관련해 "주식은 생산적 금융이지만 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고 언급하면서 고가·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혜택 조정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반면 실거주 1주택자와 수도권 주거용 주택과 지방 주말 주택 조합 등 실제 거주 목적 보유에 대해서는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 제1의 국정운영 원칙은 '오직 국민의 삶'이다. 탈이념, 탈진영, 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우리의 방향이다.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문제라도 단호히 바로잡겠다"며 "같은 맥락에서, 검찰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 한, 불공정과 특권, 반칙을 바로잡는 일도 요원하다"며 "단박에 완성되는 개혁이란 없다. 국민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계속 보완해 가겠다. 그러나 이 과정이 개혁의 본질을 흐리는 방향이 되진 않을 것이다. 저항과 부담을 이유로 멈추거나 흔들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