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조지호 전 청장 탄핵소추 이후 13개월째 공석경찰에 수사 몰리고 있음에도 컨트롤타워 부재 지속헌법존중 TF '옥석가리기' 기다리나 … 의심의 눈초리
  • ▲ 경찰청. ⓒ뉴데일리 DB
    ▲ 경찰청. ⓒ뉴데일리 DB
    치안 수장인 경찰청장 자리가 1년을 넘도록 공석이다. 경찰청작직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된 후 1년 간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헌법재판소가 조 전 청장을 파면했지만 이후로도 한 달이 넘도록 신임 경찰청장이 임명되지 않으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인선을 하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그동안 검찰이 맡아 온 수사를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담당하게 됐지만 그 전까지 각종 사건·사고는 물론 중대범죄 수사와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발생할 선거 수사까지 경찰이 떠안아야 하는데 사령탑 부재에 따른 치안 및 수사 공백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청장은 일개 공공기관의 수장이 아니다. 14만 명이 넘는 전국 경찰조직을 지휘·감독하고 수사의 방향성과 기준을 설정하며 조직운영 전반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자리다. 특히 경찰 수사의 신뢰도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즈음에는 더더욱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찰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적 권한이야 있겠지만 정치적 정당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현장에서도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통상 경찰청장이 임명되면 경무관급과 총경급을 포함한 하위직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진다. 경찰공무원법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인사 제청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찰청장 임명이 늦어지면서 하위직 인사 역시 뒤로 밀리고 있다. 인사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상당수 간부들이 장기간 같은 보직에 머물거나 임시 또는 대행 체제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역시 법적으로는 직무수행에 문제가 없겠지만 책임있는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지휘부의 판단과 책임 소재가 분명해야 한다. 이런 체제가 장기화되면 지휘부가 보수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찰 내부에서도 '조직이 보수적으로 움츠러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전 공공기관에 설치된 '헌법존중 TF'가 경찰청장 인선 지연의 배경이 된 것이 아니냐는 풍문도 돈다.

    정부는 헌법존중 TF 설치를 두고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헌법인식을 점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과거 행적이나 정치적 판단을 문제 삼는 검증기구로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12·3 비상계엄 동조자를 색출하기 위한 검증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찰청장 인선 역시 이같은 기류 속에서 멈춰 선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잇따른다.

    실제 이같은 '옥석고르기'가 진행되고 있다면 자연히 인사의 기준은 실력과 성과가 아닌 정치적 잣대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경찰청장의 공백이 장기화할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일선 수사팀과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김경 서울시의원과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고받은 '공천 헌금' 사건과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 등 여권 실세 정치인들에 대한 경찰의 '늑장 봐주기 수사' 논란도 컨트롤타워 공백 문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를 강조한다면 수사와 치안을 총괄하는 최종책임자의 공백도 헌정 질서의 공백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입맛에 맞는 인사를 발탁하기 위한 옥석가리기로 경찰청장 임명이 미뤄지는 사이 조직 혼선과 수사 지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 지 국민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