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계문화유산 박탈' 리버풀 사례 소개"3km 떨어진 도심에 축구장 지어 자격 잃어"선우연 "리버풀, 세계문화유산 내 재개발한 것""서울에 빗대면 종묘 안에 아파트를 건설한 셈"
  •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홈페이지 캡처.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홈페이지 캡처.
    최근 MBC 뉴스·시사프로그램이 서울시의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을 영국 리버풀 항만에 비유해 비판하는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깎아내리는 보도를 연달아 했으나, 팩트체크 결과 제작진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일부 견해를 전체 여론으로 둔갑시킨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지난 11일 배포한 자료에서 "MBC 시사보도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시의 종묘 인근 재개발 사업을 영국 리버풀 항만 지역의 개발 이슈와 동일시하며 '영국 리버풀 항만 지역은 인근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스트레이트는 "영국의 리버풀 항만 지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지난 2021년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며 "3km 떨어진 도심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금 계획대로면 리버풀 지역 사례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훨씬 높은 빌딩이 종묘에 들어서게 된다"며 "거듭된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면 유네스코가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네스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리버풀의 세계문화유산 목록 말소 이유는 달랐다.

    유네스코는 "'리버풀-해상무역 도시'는 2004년에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으나, '리버풀 워터스' 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로 인해 2012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며 "이후 해당 개발 사업은 (세계유산) 지역 내부와 완충구역 모두에서 다른 개발들과 함께 계속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거론한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리버풀은 완충구역, 심지어 세계문화유산 지역 안에서 재개발을 진행했다"며 "서울로 보자면 종묘 안에 아파트를 지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종묘 완충구역 밖'에 건물을 짓는 서울시 재개발 계획에 대해 '리버풀 지역 사례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훨씬 높은 빌딩이 종묘에 들어서게 된다'고 설명한 스트레이트의 보도는 사실에 어긋난다"고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지적했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또한 "스트레이트는 '3km 떨어진 도심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게 세계문화유산 지위 박탈 이유였다'고 보도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네스코 등재 문서인 'Nomination file 1150'를 보면 에버턴FC의 새 홈구장이 지어진 '브램리 무어 부두'는 '세계문화유산 구역 안'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스트레이트는 이 축구장이 (세계문화유산 구역에서) 3km 떨어져 있다고 보도해, 종묘 경계로부터 180m 그리고 정전으로부터 500m 떨어진 서울시 세운지구 빌딩은 그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안겼다"며 "이러한 보도는 일부의 진실과 결정적인 거짓을 뒤섞어 국민의 판단을 흐린 '2008년 광우병 보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우려했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8일 MBC '뉴스데스크'가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APEC 유치 공로 등을 이유로 추경호·정진석·김성훈 등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경주 시민 대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한 것 역시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 기념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 21명을 제안해 12월 11일 경주시의회에서 원안대로 가결했다. 

    경주시는 이어 2차 명단 70명을 선정해 경주시의회에 의결을 요청했는데, 민주당 경주시 지역위원회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그리고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비난 성명을 냈고, 본회의 최종 의결 과정에서 소란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뉴스데스크 화면에 등장한, 경주시의회 방청석에서 소리치며 항의한 사람들 가운데 실제로 일반 경주 시민들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뉴스 전반부 소리를 지르는 인물은 민주당 경주시 지역위원장이고, 그 옆에서 카메라로 의회 상황을 찍는 청년과 소리치는 여성도 민주당 당원으로 추정된다는 게 선우미래문화연구소의 설명이다. 또 뉴스 후반부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여성은 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인사로 확인됐다고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밝혔다.

    선우미래문화연구소는 "따라서 MBC가 민주당·진보당 관계자의 항의 및 피케팅과 경주 시민 2명의 발언을 근거로 '경주 시민 대부분은 이번 명예시민 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한 것은 극히 일부 사례나 대표성 없는 자료를 제시해 결론을 내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The 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 "MBC의 '가짜뉴스'가 다시 오세훈 시장을 노린다"


    전·현직 언론계 중진들이 결성한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동대표 한기천·오정환)도 선우미래문화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일련의 MBC 보도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돼 공정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언련은 지난 12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MBC가 다시 준동하고 있다. 이번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타겟"이라며 "김민석 총리 등 민주당 측이 나서 종묘 인근 재개발을 비난하자 MBC 시사프로그램들이 장단을 맞춘다"고 포문을 열어젖혔다.

    공언련은 "MBC 'PD수첩'은 지난 6일 '일타 시장님과 녹지축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의 세운지구 재개발을 보도했다"며 "프로젝트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취재했다고 내세웠지만, 50분 내내 비난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에 따르면 이날 PD수첩은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엄마야 나는 왜~'라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가사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오세훈 시장의 각종 발언 장면들을 편집해 내보냈다. 그러면서 '시장님의 꿈, 달려라 다람쥐'라는 자막을 붙였다.

    이어 세운지구 재개발이 종묘의 조망을 크게 해칠 것이라면서 2009년 9월 3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CG를 띄운 PD수첩은 "당초 허용된 건물의 높이는 55m. 하지만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되면서 건물의 높이는 122m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당시 MBC는 55에서 122m로 바뀌었다는 건물의 크기를 묘사한 CG를 내보냈으나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MBC가 실제 비율보다 두 배 넘게 늘린 그림을 방영했다는 것이다.

    공언련은 "MBC의 CG대로라면 건물의 실제 높이는 308m, 여의도 63빌딩보다 60m나 더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런 과장된 CG를 처음 방송한 MBC 기자나, 뻔히 잘못이 보이는 걸 다시 방송한 MBC PD 모두 시청자를 가재 붕어로 여기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또한 공언련은 "지난해 12월 14일 MBC 스트레이트는 '영국의 리버풀 항만 지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2021년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면서 '3km 떨어진 도심에 대형 축구장을 건설해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였다'고 보도했으나, 확인 결과 리버풀은 세계문화유산 지역 내부를 재개발했고 대형 축구장도 3km 떨어진 도심이 아니라 세계문화유산 구역 안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MBC만 믿다가 깜빡 속을 뻔했다"고 비꼰 공언련은 "세운지구 주민과 상인들은 서울시의 재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대법원도 작년에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은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조례를 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러한 보도가 야권 주자에 대한 흠집내기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 ▲ 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
    ▲ 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