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김경 공천헌금' 의혹 경찰 부실수사 비판 확산뒤늦은 압수수색과 출국금지…압수한 김경 PC에는 하드디스크 없어강선우 아이폰은 비밀번호 몰라 포렌식 불가능김경 공천헌금 시인했지만 증거인멸 정황 드러나구속영장 신청 등 후속 조치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여권 핵심 인사 수사서 성과낼까…경찰 수사 공정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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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선우(왼쪽) 무소속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DB
김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을 부탁하며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이른바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늑장수사' 논란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핵심 당사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아 김 시의원이 의혹이 불거진 직후 미국으로 출국하는가 하면 압수수색까지 늦어지면서 증거 확보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정치권과 경찰 안팎에서는 여권 핵심 인사가 연루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의 칼날이 너무 무딘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하면서 수사 의지까지 의심 받고 있다.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핵심 피의자인 김 시의원이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하는 촌극을 빚었다.또 지난 11일 김 시의원이 미국에서 귀국하자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하드디스크가 사라진 깡통 PC만 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시의원이 주로 사용했다는 노트북과 태블릿PC는 소재 파악도 되지 않은 상태다.경찰은 귀국한 김 시의원을 임의동행시켜 조사하려고도 했지만 그가 시차 적응 등 건강상 이상을 호소하면서 현재까지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했다.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해서도 아이폰을 압수했지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포렌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한 수사 전문가는 "정치자금 사건 수사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수사 실무의 정석"이라며 "강제수사를 통한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증거인멸 가능성은 높아지고 사건 관련자 간의 말맞추기가 이뤄져 수사에 애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고발장이 접수된지 13일이 지나서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그 사이 피의자들이 휴대폰을 교체하거나 PC 등의 저장장치를 분리 또는 폐기하고 메신저 기록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가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결과적으로 강 의원의 아이폰은 잠겼고 김 시의원의 PC는 비어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은 '늑장수사'와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 시의원은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는 상태다.물적증거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경찰 수사는 관련자 진술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치자금 사건에서 진술은 이해관계에 따라 쉽게 엇갈리고 번복된다. 혐의 입증의 문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의미다.법조계에서는 "아이폰 포렌식이 장기간 지연되고 PC에서도 자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수사는 결국 '말 대 말' 구도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자들 간의 진술이 대치되고 수시로 바뀌면서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는 게 매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실제 김 시의원은 최근 제출한 자수서를 통해 1억 원을 전달하는 현장에 강 의원도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무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수수 사실을 인지했고 돌려주도록 지시했다는 강 의원의 그동안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양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통신영장 신청을 통해 이들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기지국 위치를 파악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초기 대응의 허점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거대 여당의 대변인과 이재명 정부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까지 올랐던 정치인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이번 사건은 국민들에게 경찰 수사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찰이 내놓을 수사 결과 못지 않게 그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권력 편중과 수사 역량 등을 둘러싼 논란에 맞닥뜨린 경찰이 불편부당한 자세로 권력자들의 비리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