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정식 특보 위촉에 의장 선거 조기 과열정청래는 위촉 다음날 최고위서 박지원 띄우기내년 전당대회 전 의장 선거 … 전초전 양상
  •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장 후보군으로 불리는 조정식 의원이 대통령 특보로 위촉되며 치고 나가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또 다른 후보군인 박지원 의원을 치켜세우며 '멍군'을 외치는 모양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국회의장 선거는 내년 5월 치러질 예정이다. 제22대 국회 전반기를 맡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시선이 모이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청와대가 지난 28일 6선 조정식 의원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조 의원은 핵심 '친명 의원'으로 불린다. 국회 기반이 약했던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민주당 대선 후보에 도전하자 조 의원은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본선까지 조 의원의 손이 미쳤다는 평가다. 

    첫 번째 이 대통령의 대선 도전이 실패하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가 된 이후에는 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런 조 의원은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그는 지난 18일 SBS 라디오에 나와 "이른 시점이지만 후반기 국회의장의 뜻을 두고 있다"며 "후반기 국회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제대로 지켜내고, 이재명 정부와 유능한 민생 국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제가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조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정청래 대표는 박지원 의원을 띄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박지원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박지원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조 의원이 특보에 위촉된지 하루만인 지난 29일 정 대표는 전남 무안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서 박 의원의 이름을 수차례 거명했다. 

    그는 전남 예산이 증가한 점을 강조하며 "박지원 의원님 어디 계시죠?"라고 했고,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전 정부의 조작 기소"라고 했다. 이 사건에 연루됐던 박 의원도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정 대표는 박 의원에게 직접 무죄 소감을 요청했고, 박 의원은 "특히 정청래 대표님을 비롯한 의원, 당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적극적을 의기투합했다. 당대표로 출마한 정 대표가 호남 공략에 총력전을 펴는 상황에서 박 의원은 호남 행사장을 직접 찾아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이후에도 박 의원은 정 대표가 코너에 몰릴 때마다 정 대표를 엄호했다. 권리당원 1인 1표제 논란이 불거지며 명청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박 의원은 "김대중 총재님도 총재직에서 물러난 적이 있었지만, 다시 당을 뭉치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누구보다도 이 대통령에게 충성한다며 두 사람의 갈등 구도를 깨는 데 앞장섰다.

    민주당의 국회의장 선거는 현역 의원들의 투표가 80%, 권리당원의 표심이 20% 반영된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당원참여형 의장 선거다. 

    국회의장 선거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펼쳐진다. 사실상 당권을 잡기 위한 당내 주도권 싸움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직 시간이 꽤 있는데도 국회의장 선거를 두고 눈치 싸움이 있지 않느냐"면서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만 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장선거와 전당대회로 이어지는 치열한 당내 헤게모니 다툼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