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락 넘어 영화 같은 콘텐츠 돼야"e스포츠 강국 속 게임산업 경쟁력 한계가챠·양산형 게임 확산에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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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지난 18일 서울 국무총리 공관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초청해 ‘제7차 토론나라: 총리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e스포츠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나 K-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대담 전반을 통해 이어졌다.이 선수는 20일 KTV 등을 통해 공개된 '제7차 K-토론나라'에서 김 총리와 대담을 갖고 "게임이 단순히 오락이나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시간 때우기(용)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영화 같은 콘텐츠처럼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총리는 대담 과정에서 프로게이머를 진로로 선택할 때의 고민과 부모의 우려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이 선수는 자신도 학업 포기와 소득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모가) 걱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게임 분야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공감했다.이어 "내가 부모라면 자녀가 뭘 하고 싶어 하고, 왜 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니까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선뜻 허락해주진 않을 것 같다, 저 같아도"라고 밝혔다.그는 게임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도 짚었다. 이 선수는 "처음 프로게이머가 됐을 때는 인식이나 제도가 미비했는데, 지금은 게임산업이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으로 바뀌어가는 걸 보면서 인식이나 정책이 지금 굉장히 좋다"고 평가했다.이어 "게임 산업적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e스포츠가 세계에서 제일 잘하고, 많은 사람에게 인기 있고, 최근 개인적으로도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다만 한국 게임 산업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그에 비해서 게임산업 자체에서 우리나라 게임은 아직 1등이 아닌 걸로 안다"며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양산형 게임이나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영감을 주는 게임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에 급급한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이 선수가 언급한 '양산형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이른바 가챠(뽑기) 시스템에 기반한 게임을 뜻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직접 구매하지 못하고 뽑기를 통해 '운'에 맡기는 구조로, 과금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수익 모델로 꼽힌다.그는 "양산형 게임은 가챠(뽑기) 게임, 뽑기를 하고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만족감을 얻는 게임은 그런 인사이트를 얻기가 어렵다"며 "스토리가 있고, 잘 만들어진 게임은 되게 리스크(위험)가 크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만들기도 어렵고, 수익성 내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다.이 선수는 T1 소속 주장으로, 지난 11월 초 국제대회에서 통산 6회 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3연속 우승(쓰리핏)을 달성한 선수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