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해석 두고 최고위 공개 이견양향자 "확장성 부족" … 지도부 메시지 비판김민수 "당내 공격 자제하고 대여 공세로"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마련된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5 ⓒ뉴시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마련된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5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8대 악법' 저지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해석과 당내 메시지 방향을 둘러싼 공개 충돌이 불거졌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지도부 행보를 문제 삼았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당 대표 흔들기"로 비칠 수 있는 내부 공방을 자제하자며 전선을 '대여(對與) 공세'로 돌려야 한다고 맞받았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15일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NBS 정례조사 등을 거론하며 당 지지율과 결집도, 중도 확장성이 모두 약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지도부의 메시지와 행보가 편향적으로 비칠 수 있어 "중도 확장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11~12월, 최근 세 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평균 21%였다. 민주당은 평균 41.6%로, 우리가 약 2배 낮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수 진영 안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거론하며 "세 조사에서 본인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사람 중 51.4%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았다. 과반이 안 되는 49.6%만이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도층 지지율 격차도 언급하면서 "중도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율도 우리보다 3~4배 높다.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다"고도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의힘은 상대보다 지지율, 결집도, 중도 확장성, 그 총합인 선거 경쟁력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선의 당심 반영률을 높여서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과연, 본선 경쟁력의 도움이 되는지.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이슈가 결집에 도움이 되는지. 중도층이 공감하지 않는 계엄 정당론이나 부정 선거론,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당을 '짠물'에 비유하며 "당의 염도가 적당해야 더 다양한 지역과 계층, 성별과 연령층의 국민 지지가 우리를 찾아온다. 그러려면 강성 지지층도 좋지만, 합리적 지지층, 특정 주장이 아닌 보편 정서에 어필할 수 있는 정책, 메시지, 행보, 인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민수 최고위원은 추가 발언을 통해 양 최고위원의 조사 해석과 공개 문제제기에 이견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면접조사 방식 자체가 '샤이 보터' 효과 등으로 보수층 지지의 표출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다른 기관 수치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면접자 설문 방식의 경우 수많은 전문 연구 영역에서 샤이 보터(Shy Voter) 현상, 즉 내향적 응답 효과가 발생한다"며 "여론조사 방법론의 교과서로 불리는 로저 투랑조의 연구에서 역시 면접 방식의 조사는 사회적 압력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편향되지 않은 리얼미터의 경우 37.4%로, 조원씨앤아이의 경우 39.1%로, 한국평판연구소의 경우 43%를 기록하고 있다"며 "왜 레거시와 민주당을 넘어 우리당에서까지 갤럽 등 면접자 설문 방식을 들고 우리 손으로 뽑은 당 대표를 흔들려고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통일교 문제, 대장동 항소 포기, 양평 공무원 자살 사건, 관세, 부동산, 환율, 김현지, 캄보디아, 무비자 입국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문제에 공격을 집중하지 않고, 공격이 당내를 향하느냐"고도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진짜 지방선거 이기고 싶다면, 무너지는 대한민국 지키고 싶다면 어떤 기준을 들고 우리가 방향성을 정해야 할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란다"면서 "발언에 이의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토의를 진행해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