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일 SNS로 사과문 발표사과문에는 '신태용 사태'에 관한 언급 없어울산 관계자 "더 이상 입장문은 없다"
  • ▲ 울산이 2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태용 감독 사태'에 대해서는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울산HD 제공
    ▲ 울산이 2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태용 감독 사태'에 대해서는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울산HD 제공
    K리그를 혼돈으로 몰아넣었던 '신태용 사태'가 더 이상 커지지 않을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0월 부임 2개월 만에 울산HD에서 경질됐다. 이후 신 감독은 자신을 향한 오해에 대해 해명을 한 바 있다. 구단 버스에 실렸던 골프채는 자신의 집에 가져다 놓으려는 것이었고, 선수들에게 욕설 및 갑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부 울산의 고참 선수들이 인사도 하지 않고, 태업을 했다고 발언했다. 

    이후 10월 18일 광주FC와 경기에서 울산의 베테랑 이청용이 '골프 세리머니'로 신 감독을 저격했다. 이 경기는 신 감독이 경질되고 가진 첫 경기였다. 

    당시 울산 구단은 신 감독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강등 위기에 몰린 팀 수습, 강등 탈출이 먼저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신 감독 역시 더 이상 일을 키우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청용이 '골프 세리머니'를 하면서 이 논란은 다시 커졌다. 

    당시 이청용은 "우선 우리 팀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솔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 남아있는 선수고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운 목표를 잘 달성한 이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즌은 끝났다. 울산은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다. 지난달 30일 제주SK와 K리그1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했지만, 리그 9위 자리는 지킬 수 있었다. 울산의 1부리그 잔류가 확정됐다. 

    그러자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다시 문제를 끄집어 냈다. 그는 신 감독에게 뺨을 맞았다며 폭행을 폭로했다. 

    정승현은 "(신 감독의 행동은) 요즘 시대와 좀 맞지 않고, 성폭력이든 폭행이든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받은 사람 입장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뺨 맞은 것 말고) 너무 많아서 생각이 잘 안난다. 여러 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내가 전에 있던 중동팀에서 몇 개월 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욕을 하고 강하게 (선수들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많이 해서 선수들이 감독과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바로 경질됐다. 묻지 않아도 알지 않느냐. 신 감독이 한 행동은, 축구계를 떠나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그리고 정승현을 비롯한 선수들은 구단이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현은 "구단 입장문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되면 좋겠다. 주장단과 (이)청용 형 그리고 구단이 입장문을 발표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입장문이 잘 발표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한다"고 말했다.  

    수비수 김영권 역시 "나는 좀 참겠다. 구단과 얘기할 것이 남았다. 이후 모든 걸 밝힐 의향이 있다. 지금 얘기하나 몇 주 뒤에 얘기하나 똑같지 않은가. 우리가 잘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 꼭 말씀드릴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골키퍼 조현우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보단 구단이 입장문을 준비한다고 했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구단에서 대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신 감독은 반박했다. 

    신 감독은 '2025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같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던 (정)승현이인데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 모르겠다. 올해 초에도 장문의 메시지가 오는 등 편하게 지내던 제자라서 몇 년 만에 같이 하게 되니 표현하는 게 과했다. 그 부분은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은 "승현이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면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다른 뜻은 1%도 없었다. 과했다면 사과해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신 감독은 폭행은 없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도 인터뷰를 했지만, 그런 부분은 없었다. 인터뷰에서 다 말했으니 할 말은 없다. 사실 누가 첫 만남에 폭행하겠느냐. 승현이가 폭행이라고 생각했으면 미안하다. 애제자같이 챙기며 강하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폭행이 있었다면 감독하지 않을 것이다. 은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의 반박으로 사태는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이제 핵심은 구단의 공식 입장문이었다. 울산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 사태를 목격한 모든 K리그 팬들이 울산의 입장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태를 풀 수 있는 마지막 열쇠였다.  

  • ▲ 울산의 이청용이 신태용 감독을 저격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울산의 이청용이 신태용 감독을 저격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2일 구단 SNS를 통해 입장문을 냈다. 

    울산은 "2025년 K리그1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팬들의 뜨거운 열정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K리그1 최종 9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돼 정말 죄송스럽다. 구단과 선수단 모두 뼈아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이어 "시즌 중간 두 번의 감독 교체는 전적으로 구단의 결정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해 뛰어준 선수단과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시스템 보완에 전력을 기울여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다. 뼈를 깎는 노력과 성찰로 재정비를 이뤄 다가오는 2026시즌, 더 강하고 성숙한 울산 HD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입장문이 아니라 '사과문'에 가까웠다. 신 감독의 폭행, 불화에 대한 어떤 내용도 없다. 올 시즌 부진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울산 팬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내용의 전부다. 

    그리고 울산은 '신 감독 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함으로 읽힌다. 또 선수들이 더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신 감독 사태'는 사과문으로 매듭을 지었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 사태 관련한 입장문은 진행하기 않기로 결정했다. 모든 것들 담아 이 글로 갈음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다른 입장문은 나오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할 것은 없다.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 일부 고참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고, 동의를 구한 것이다. 또 다른 선수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걱정, 여러 가지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