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장경태 추행 의혹 등 與 논란 커지는데다크투어·계엄 좌담회·내란재판부 설치 속도李 강성 지지층마저 "민주당이 신나보인다" 냉소野 "1년 내내 내란몰이 … 축제 분위기에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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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12·3 비상계엄 1주기를 앞뒀다며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당내 지지층 사이에서는 "오히려 당이 들뜬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왔다.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명·청 갈등, 장경태 의원의 성 비위 의혹 등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계엄을 정치적 '이벤트쇼'로 소비한다는 불편한 시선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3~5일 국회에서 '그날 12·3 다크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계엄군 헬기가 착륙한 곳을 비롯해 국회의사당 현관 등 주요 현장을 시민들과 탐방하며 자신이 직접 설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우 의장은 계엄 당시 본회의 개최를 위해 국회 담을 넘었고, 월담 장면을 표지로 한 비상계엄 해제 관련 자신의 회고록 '넘고 넘어'도 최근 출간했다.

    민주당도 12·3 비상계엄 1주기에 맞춰 오는 3일 국회에서 '행동하는 K-민주주의' 특별좌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12·3 빛의 혁명이 남긴 교훈'과 '그날의 현장을 말하다'를 주제로 진행하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 서지현 전 검사,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 민주당 당직자 및 의원실 보좌관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민주당은 또 같은 날 오후 7시 국회 앞에서 '12·3 내란외환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선전 포스터에는 "내란외환은 끝나지 않았다! 12·3 계엄 1년, 국회로 모이자"는 문구를 적었다.

    나아가 민주당은 계엄 1주기가 다가오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속도를 내며 야당을 향한 '내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틀 뒤면 내란이 발생한 지 1년이지만 여전히 내란의 어둠은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은 신속한 내란전담재판부, 내란영장전담재판부 설치로 국민이 명령한 내란 청산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전반에서 계엄 관련 행사가 줄줄이 예고되자 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우 의장의 행보가 12·3 비상계엄을 개인의 공치사로 포장하고 홍보성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역시 계엄을 '국가의 위기와 비극'이라고 공세를 펼쳤지만 정작 '내란몰이'를 통해 정쟁을 극대화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조차 확산하고 있다. 계엄을 저지한 것은 시민의 목소리이지 국회가 국민 세금을 써가며 공치사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또한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으로 인한 여론 악화에 이어 대통령과 정 대표 간의 미묘한 갈등 기류, 장 의원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당의 잡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의 '정치쇼'가 연출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실상 계엄으로 제일 신나 보이는 것은 민주당"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민주당의 '내란 공세'가 국민에게 정치적 피로감을 키운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계엄 사태 이후 정권 교체로 민주당이 사실상의 정치적 이익을 얻은 상황에서 이를 지나치게 활용하는 모습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년 내내 계엄팔이, 내란몰이로 우려먹었으면 그만 우려먹어라"라며 "지난 12·3 계엄을 잘못된 방법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12·3 계엄부터 1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계엄 극복은커녕 1년 내내 계엄팔이·내란몰이에 혈안이 돼 온 나라를 정치 보복 드잡이에 검찰 해체, 법원 장악, 국가 해체까지 무자비하게 자행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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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에 대해서도 "인민재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겁박에도 내란몰이가 뜻대로 되지 않자 내란전담재판부 추진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며 "정권 입맛에 맞는 판사를 골라 자기 뜻대로 인민재판을 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베네수엘라 독재 정권에서 벌었던 일을 2025년 대한민국에서 따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보복과 독재의 종착역은 자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