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현, 전면전 시작 알리는 폭로울산 구단도 입장문 준비 중
  • ▲ 지난 10월 울산의 이청용이 골을 성공시킨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지난 10월 울산의 이청용이 골을 성공시킨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10월 18일. K리그에 '역대급 사태'가 터졌다. 

    울산HD는 홈구장인 울산문수축구장에서 광주FC에 2-0으로 승리했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이청용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논란의 시작을 알린 '골프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두 달 만에 경질당하고 가진 첫 경기였다. 울산은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로 나섰다.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신 감독 '저격 세리머니'였다. 

    앞서 신 감독은 울산에서 물러난 후 자신을 향한 오해에 대해 해명을 한 바 있다. 구단 버스에 실렸던 골프채는 자신의 집에 가져다 놓으려는 것이었고, 선수들에게 욕설 및 갑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부 울산의 고참 선수들이 인사도 하지 않고, 태업을 했다고 발언했다. 

    이 세리머니로 K리그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이청용은 선배이자 스승을 저격했다며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울산 구단은 신 감독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강등 위기에 몰린 팀 수습, 강등 탈출이 먼저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신 감독 역시 더 이상 일을 키우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청용이 '골프 세리머니'를 하면서 이 논란은 다시 최전방에 배치됐다.

    그렇지만 '전면전'은 피했다. 당시 이청용은 "우선 우리 팀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솔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 남아있는 선수고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운 목표를 잘 달성한 이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즌은 끝났다. 울산은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다. 지난달 30일 제주SK와 K리그1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했지만, 리그 9위 자리는 지킬 수 있었다. 수원FC가 광주에 0-1로 지면서 반전 드라마는 사라졌다. 울산의 1부리그 잔류가 확정됐다. 

    강등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이제 이청용이 예고한 대로 실상을 밝힐 때가 왔다. 

    시작은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담당했다. 그는 제주전이 끝난 후 신 감독 문제점에 대해 폭로했다. 핵심은 신 감독에게 뺨을 맞았다는 것.  

    정승현은 "(신 감독의 행동은) 요즘 시대와 좀 맞지 않고, 성폭력이든 폭행이든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받은 사람 입장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뺨 맞은 것 말고) 너무 많아서 생각이 잘 안난다. 여러 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내가 전에 있던 중동팀에서 몇 개월 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욕을 하고 강하게 (선수들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많이 해서 선수들이 감독과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바로 경질됐다. 묻지 않아도 알지 않느냐. 신 감독이 한 행동은, 축구계를 떠나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정승현이 '전면전'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이제 구단이 나설 계획이다. 울산은 이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청용 역시 약속한 대로 어떤 견해를 전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승현은 "구단 입장문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되면 좋겠다. 주장단과 (이)청용 형 그리고 구단이 입장문을 발표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입장문이 잘 발표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한다"고 말했다.  

    수비수 김영권 역시 "나는 좀 참겠다. 구단과 얘기할 것이 남았다. 이후 모든 걸 밝힐 의향이 있다. 지금 얘기하나 몇 주 뒤에 얘기하나 똑같지 않은가. 우리가 잘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 꼭 말씀드릴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골키퍼 조현우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보단 구단이 입장문을 준비한다고 했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구단에서 대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울산이 입장문을 내고, 이청용이 생각을 밝히면 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내용에 따라 신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에 '큰 위기'가 올 수 있고, 반대로 울산과 고참 선수들에게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또 침묵하겠다는 신 감독이 다시 반박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리그 시즌은 끝났지만, '신태용 사태' 후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