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주 대선 후보와 아닌 후보 득표차 0.9% 그쳐""다음 선거서 이런 상황 막으려면 정치개혁 필요"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치개혁'을 주장하며 그 근거로 범진보 진영의 저조한 득표율을 꼽았다. 사실상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룰 변경' 요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2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내란 직후라는 특별한 상황에서도 범민주 후보와 범반민주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아주 미미했다. 한 0.9%로 기억한다. 다음 선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그렇게 돼서는 안 되고 그것을 막으려면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당시 범진보 후보인 이재명·권영국 후보(50.4%)와 범보수 후보인 김문수·이준석 후보(49.49%)의 근소한 득표차를 언급하며 판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이어 조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우리 민주 개혁 5개 정당이 함께 손잡고 정치 개혁을 담은 원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뒤 반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논의가) 답보 상태"라며 "정치 개혁이 되면 우리 모두 특히 국민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기초로 내란 세력과 극우 세력을 격퇴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어제(25일) 저희 당을 예방해주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이재명 대통령님께선 정치 개혁 논의를 지지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늦지 않은 시점에 정치 개혁을 위한 운전대를 정청래 대표께서 손수 잡아주시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조 대표는 민주당과 '운명 공동체'라고 언급하며 '원팀'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우린 동지였고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였다"며 "조국혁신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 개혁 정부의 재집권을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서 뛸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조 대표의 제안과 덕담에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먼저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정치개혁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음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인 인터뷰를 한 의원들이 있었다"며 "저는 굉장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정 대표는 "언론을 통해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정치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치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 과제는 여야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제 생각을 포함해 민주당의 생각도 충분히 피력할 것"이라며 조 대표의 정치개혁 제안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정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조국혁신당과의 연대설에 거리를 뒀다. 그는 "조국혁신당 출범 즈음해서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주로 썼다"며 "이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영광군수 재·보궐 선거에서 조 대표와 제가 치열한 경쟁자가 되어 자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바 있다"며 "내년 지선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회동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대선 전 (정치개혁) 약속을 확인하기보다 정개특위에서 재논의하는 것처럼 말씀하신 건 상당히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