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18일 가나전을 끝으로 2025년 A매치 마무리2군 가나에 가까스로 승리, 가나 감독 "일본이 레벨 높아"브라질 참사, 관중 참사 등 불신만 키운 2025년
  • ▲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기대받지 못하는 대표팀을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간다.ⓒ뉴시스 제공
    ▲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기대받지 못하는 대표팀을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간다.ⓒ뉴시스 제공
    2025년 한국 축구의 A매치 일정이 끝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7개월 앞둔 지금,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한국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다가오는 월드컵에 대한 희망과 흥분으로 가득 차야 할 시기다. 가장 뜨거워야할 시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역대 최악의 분위기다. 월드컵을 7개월 앞두고 이토록 지지받지 못하고 무기력한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사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건,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열기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한국 대표팀을 향한 열기가 더욱 차갑게 식어간다는 점이다. 세계 축구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이다. 

    정몽규 체제를 향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은 기름을 부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홍 감독이 여론과 축구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그때부터 월드컵 대표팀을 향한 열기는 차갑게 식어갔다. 

    대중의 분노가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질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만 내면 여론은 돌아설 것이라 확신했다. 옛날 방식이다. 이제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여론의 차가운 감정을 꺼내들며 대표팀을 외면했다. 

    격동의 2024년이 지나고 맞이한 2025년. 홍 감독이 여론을 뒤집을 수 있었다고 믿었던 시기다. 시간을 끌고 결과를 내면 된다는 착각. 그 착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한국 축구 팬들이 흥분해야 할 시기다. 홍 감독이 있음에, 그러지 못했다. 월드컵 예선 내내 답답했던 경기력, 홈보다 원정에서 더 강했던 안방 종이 호랑이, 홈에서 감독 야유가 터지는 초유의 한국 대표팀을 보여준 게 전부. 때문에 야심차게 준비한 월드컵 출정식은 축구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7월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1로 패배하며 다시 한번 상처를 줬다. 이어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서 미국에 2-0 승리, 멕시코와 2-2 무승부라는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환상적인 원정 결과라고 자화자찬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이 정도로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캡틴 손흥민 교체 뉘앙스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10월 브라질전 0-5 참패는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홍명보호 경쟁력의 민낯을 보여줬고, 파라과이전에서는 2만명대 관중을 기록한 '관중 참사'를 겪었다. 10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공고했던 3만명 벽이 무너졌다. 

    2025년 마지막 A매치였던 11월 볼리비아와 가나 2연전. 두 경기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박수받지 못했다. 승리했지만 이렇게 비판 받는 대표팀도 이례적이다. 답답함의 극치. 특히 가나전은 심각했다. 주축들이 대거 빠진 가나 2군을 상대로 가까스로 1-0 승리를 거뒀다. 

    2025년의 끝을 장식해야 하는 마지막 A매치가 가장 절망적이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무실점을 해서, 승리해서 만족스럽다고 한다. 축구 팬들은 가슴이 타들어 가는데 그는 "11월 목표였던 2경기를 모두 승리한 선수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자축했다. 

  • ▲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가나와 경기에서도 흥행은 실패했다.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보인다.ⓒ연합뉴스 제공
    ▲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가나와 경기에서도 흥행은 실패했다.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보인다.ⓒ연합뉴스 제공
    지난 1년 동안 홈 감독은 무엇을 했나. 관중 참사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관중 참사의 본질을 애써 외면했다. 그 본질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책임을 회피했다. 

    거의 모든 축구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전술적 무능, 철학 없는 전략, 비전 없는 대표팀 운영, 선수탓 하는 리더십 등 1년 내내 지적받았지만,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덕분에 '세계적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대표팀 감독에게 한국 대표팀 스리백의 단점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올해 마지막 선물은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의 발언이었다. 그는 "일본이 한국보다 레벨이 높다"고 말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팩폭'이다. 굴욕적으로 끝낸 2025년이다. 

    무엇보다 2025년 홍명보호의 가장 큰 문제는, 2026년에 대한 '희망'을 앗아갔다는 점이다. 즉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죽인 것이다. 포트2에 들었다고 기뻐할 수 없다. 월드컵 본선 경쟁력도 죽었다. 포트3, 포트4의 팀들보다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홍명보호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기대받지 못하는, 가장 지지받지 못하는 월드컵 대표팀이다. 본질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달라지는 건 없다. 그들은 본질을 바꿀 생각도 의지도 없다. 지금 이대로 한국 대표팀은 북중미로 가야 한다. 공정과 상식을 벤치로 밀어넣고, 불신을 최전방에 세운 채로. 

    때문에 한국 축구의 북중미 월드컵은 이미 죽었다. 한국 축구 팬들이 진심으로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월드컵은 사라졌다. 희망이 없는 삶이 가장 고통스러운 삶이다. 지금 한국 축구가, 월드컵을 7개월 앞둔 한국 대표팀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