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피해자들 집단 소송감 … 반시장적 행태"
  •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 발전 및 KOFR 활성화를 위한 공동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 발전 및 KOFR 활성화를 위한 공동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빚 내서 투자하는 빚투'를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야당은 권 부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주식은 본질적으로 불안전 자산이다. 금융 당국 고위직이 '빚투'를 '레버리지'로 포장하며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라며 "권 부위원장의 발언을 믿고 빚내 투자한 국민이 손해를 보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오늘 코스피 급락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기업 경쟁력, 글로벌 경기, 환율, 재정건전성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정책 성과를 포장하려 해서는 안 된다. 권 부위원장은 그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동산 담보 대출은 조이면서 주식 담보 대출은 장려한다면 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권 부위원장은 금융위 사무처장 시절 '6·27 부동산 대책'을 주도하며 수도권 주택 담보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인물"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그를 공개석상에서 두 차례나 칭찬하며 '잘했다' '보고 베껴라'라고 했고, 이후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강력한 대출 규제를 주도했던 인물이 이제는 '빚투는 레버리지'라며 국민에게 빚을 권하고 있다"며 "주식시장 신용융자잔액이 25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청년과 서민의 빚투를 부추겨 단기 주가 부양에 기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대출을 틀어 쥐고 출세한 인물이 이제 빚을 권하는 것은 이중적 행태"라며 "권 부위원장은 경솔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정책 일관성 부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권 부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빚투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예금·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 결과를 비교하면 지난 10년간 주식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권 부위원장의 인터뷰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장중 6% 안팎 급락하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오전 10시 33분에는 코스피가 6.16% 하락한 3867.81을 기록하자 한국거래소는 약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