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건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11건캄보디아행 '중간 경유지' 전락한 태국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휴양지로 알려진 태국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납치·감금 관련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0건에서 올해 9월 기준 11건으로 급증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0건, 2022년 1건, 2023년 5건, 2024년 5건, 2025년(9월 기준) 11건이다.

    캄보디아와 달리 대규모 범죄단지는 형성되지 않은 태국은 소규모 피싱 조직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조직원들을 감금해 범행에 동원하는 수법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은 지난 6~7월 파타야 소재의 고급 풀빌라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36명 규모의 피싱 조직을 검거했다. 총책과 본부장 2명은 중국인, 나머지 조직원 대부분은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직원들의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 화장실 이용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을 태국으로 유인해 캄보디아 범죄단지로 넘기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이 논란이 되자 범죄조직이 태국을 중간 경유지로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방콕에서 전화 응대 업무를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에는 주 1000~2000달러의 수익을 보장하고 숙소·비행기표·비자·생활비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모집하는 글로 알려졌다.

    김건 의원은 "정부는 캄보디아뿐 아니라 태국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과의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해 재외국민 보호망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법 해외 구인·구직 광고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관계 부처가 협력해 모니터링과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