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명 중 59명 현지서 체포…5명, 자진 신고 후 범죄 연루 확인"피해자 데려와야 하는데 가해자 데려왔다" 냉소도'정부 성과포장' 논란 속…경찰 "국내 조사 없었어, 마약 투약 의혹도 확인 중"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 ⓒ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 ⓒ서성진 기자.
    캄보디아에서 전세기를 통해 송환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입국과 동시에 전국 각지 경찰관서로 분산 호송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캄보디아의 불법 범죄단지에서 감금돼 피해를 입은 동시에, 일부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등 범죄에 가담한 이중적 신분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자 64명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이 사기단지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구출됐지만 이후 수사 과정에서 범죄 연루 정황이 드러났다.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충남·경기북부 등 6개 관서서 동시 조사 … "불법 인지 후 가담 여부 집중 추적"

    경찰은 이들을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나눠 배정했다. 각 경찰서는 송환자들의 피해 여부와 범죄 가담 정도를 조사하고, 나아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정부합동대응팀 브리핑에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노쇼 사기와 같은 부분에 다 연루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당국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고, 추가 범죄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마약 투약 의혹도 많아 송환된 분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마약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현지에서 납치·감금된 뒤 협박에 못 이겨 범행에 가담했는지, 혹은 불법성을 인식하고도 적극적으로 범죄에 참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자발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고도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감금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경찰은 주시하고 있다.
  • ▲ 캄보디아로 파견된 정부 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오른쪽)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로 파견된 정부 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오른쪽)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피해자 아닌 피의자 송환 논란 속 … 경찰 "캄보디아와 공조해 추가 수사"

    이번에 송환된 인원 전원이 피의자 신분이었던 만큼, 일각에서는 "피해자를 데려와야 하는데 가해자를 데려왔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현지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납치 피해자들을 추가로 구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은 앞으로도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해 추가 범죄자와 피해자를 찾아 송환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당국에서 스캠(사기) 단지 수사와 단속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인이) 체포되면 저희에게 신속히 통보해주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다. 통보가 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송환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휴대전화 포렌식 등 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한국 경찰도 적극 돕기로 했다"며 "증거물 교류가 신속히 이뤄져 초기 수사도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