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 … 국적기 내 체포 후 도착 즉시 전원 압송보이스피싱·로맨스 스캠 수사, 적색수배자 포함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이날 오전 8시 35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으며, 탑승 직후부터 체포영장이 집행돼 도착과 동시에 관할 경찰관서로 분산 압송됐다.

    대한항공 전세기는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을 이륙해 약 5시간 20분 비행했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돼 기내에서 체포영장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체포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경찰 조사를 받고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송환 대상자들은 캄보디아 내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사기)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59명은 현지 당국의 사기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5명은 스스로 신고해 구출됐다. 대부분 국내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도착 직후 피의자 64명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나뉘어 압송됐다. 호송을 위해 경찰관 190여 명이 전세기에 동승했으며,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도 탑승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인천공항에는 새벽부터 호송용 승합차 23대가 대기했고, 경찰 기동대가 대거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경찰청은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공항현장대응단 21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통상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이 동행하는 관행(64명 기준 최소 128명 필요)보다 많은 190여 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돼 안전 호송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각 관할에서 피의자들에 대한 범죄 혐의점과 공범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송환된 64명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전원으로, 캄보디아 국가경찰청이 당초 밝힌 59명보다 5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