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갑 채워 전격 체포, 신체 자유 침해"민주 "여섯 차례 출석 불응…오히려 봐준 셈"유재성 경찰청장 대행 "법과 절차 따른 수사"
  • ▲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를 둘러싸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정당성 여부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기획 체포"를, 더불어민주당은 "출석 불응에 따른 적법한 체포"를 주장하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출석 요구서는 고의적 회피가 있을 때 발송하는 것인데, 경찰이 마치 자동 발급하듯 남발했다"며 "이번 사건은 명백한 기획 체포"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등포경찰서가 지난 8~9월 두 달 동안 6차례나 출석 요구서를 보낸 점을 지적했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도 "이 전 위원장에게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었는데 수갑을 채워 전격 체포한 것은 과도하다"며 "이처럼 신체의 자유를 거칠게 제한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체포였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라 공소시효가 짧아 신속한 수사가 필요했다. 여섯 차례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체포에 이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직무대행은 또 "국무위원 체포 시 대통령실에 보고하느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 대통령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상 행정부 전체를 총괄·지휘하는 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체포영장 신청과 발부 당시 자신도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일반인은 한두 차례 불응하면 바로 체포된다"며 "여섯 번이나 기다린 것은 오히려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상식 의원도 "체포 자체는 적법했지만, 수갑을 채운 방식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이 여섯 번이나 출석을 거부하면서 경찰의 행정력을 소모하게 한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경찰이 첩보의 가치를 부정하며 내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사건 축소이자 구속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당시 첩보를 받은 경찰관 명단을 청장이 알면서도 제출하지 않는다"며 "관련자를 감찰하고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정부 합동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이 파견된 문제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대통령이 불법 단체의 수괴가 되는 셈"이라고 발언하자 행안위원장 신정훈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그런 표현을 못하면서 현 대통령에게는 써도 되느냐"며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