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회장 "美 핵심광물, 제조업 공급망 불안…더는 시간 없어"AI, 조선, 희토류 등 100억달러 투자…"세계 안보 확보하려면 미국이 강해야"
  • ▲ 미국 뉴욕의 JP모건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250612 ⓒ연합뉴스
    ▲ 미국 뉴욕의 JP모건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250612 ⓒ연합뉴스
    미국 최대 자산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미국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JP모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발맞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기업들이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신호"라고 해석했다.

    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13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 경제안보와 회복력에 핵심적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년간 총 1조5000억달러(약 2142조원) 규모의 대출·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JP모건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내 선별된 기업들의 △성장 촉진 △혁신 가속화 △전략적 제조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 및 벤처캐피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대상인 4가지 핵심분야로 △핵심광물과 로봇공학 등을 포함한 공급망 및 첨단제조 △방위기술, 자율주행 시스템, 드론, 보안, 통신 등을 포함한 국방·항공우주 △배터리 저장, 전력망 복원력 등을 포함한 에너지 △AI와 사이버 보안,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첨단·전략적 기술 분야를 제시했다.

    JP모건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기업 중에는 컴퓨터 칩, 전기자동차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희토류 생산업체들이 포함돼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JP모건은 투자대상기업들이 주로 미국에 본사를 둘 것이라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CEO는 "국가안보 차원의 대응"이라며 "미국이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제품 및 제조분야에서 신뢰할 수 없는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 현실이 고통스럽게 명백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보는 미국 경제의 강건함과 회복력에 달려 있다"며 "미국은 더 빠른 속도와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국과 잠재적 적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우린 더 이상 시간의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이번 계획이 투자·상업은행 부문을 아우르며 R&D와 인·허가, 규제 개선을 위한 정책 작업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발표 후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세계 안보를 확보하려면 미국이 매우 강해야 한다"며 "미국이 강하지 않으면 세계 안보도 없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다이먼 회장이 "정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JP모건이 세운 목표가 핵심 인프라와 기술을 미국에 두겠다는 백악관의 정책 의제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WSJ은 JP모건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안보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평가한 기업들에 대한 정부 투자에 관여해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 JP모건은 7월 골드만삭스와 함께 미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머티리얼스에 10억달러를 대출하기로 했다.

    WSJ은 이 같은 자금지원이 미국 국방부가 MP머티리얼스의 최대주주가 된 것과 연계해 이뤄졌다면서 애플, 제너럴모터스(GM) 같은 기업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하기 위한 신규 공장 건설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JP모건 발표 후 관련주도 들썩였다.

    특히 뉴욕증시에서 리게티 컴퓨팅(25.02%)과 디 웨이브 퀀텀(23.02%), 아르킷 퀀텀(20.09%) 등 양자컴퓨팅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아이온큐(16.19%)와 퀀텀 컴퓨팅(12.86%)도 1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들의 주가에는 JP모건의 장기투자계획 발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양자컴퓨팅 기업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투자에 뛰어들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리게티 컴퓨팅과 디 웨이브 퀀텀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주가가 각각 186%, 12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