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소행 의심 드론 침범 등 겨냥 "이미 공격받고 있다""러, 필요시 나토와 직접 군사대치도 주저하지 않을 것"
  • ▲ 마르틴 예거 독일 연방정보국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50911 ⓒ연합뉴스
    ▲ 마르틴 예거 독일 연방정보국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50911 ⓒ연합뉴스
    러시아가 4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를 침공할 수 있다고 독일 정보기관장이 13일(현지시각) 주장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AA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마르틴 예거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의 침공이 빨라야 2029년에나 가능할 거라는 가정에 안주해선 안 된다"며 "우린 이미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최근 유럽 각지에서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되는 드론 침입, 사이버 공격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최근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에서 출몰한 정체불명의 드론을 보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폴란드에서는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이 격추됐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이버 공격, 유명인사에 대한 암살시도나 방화,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소포 폭발사건 등 서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거 국장은 "러시아는 진정한 의도를 숨기면서 사실은 우리 국경을 탐색하고 있다"면서 "유럽은 기껏해야 차가운 평화 상태에 있으며 이는 언제든 뜨거운 대립으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를 약화하고 유럽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라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나토와 직접 무력충돌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거 국장은 2023년부터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로 일하다가 지난달 해외첩보기관인 BND 국장으로 취임했다.

    유럽 안보당국자들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언제 침공할지를 두고 여러 가설을 내놨다.

    전쟁 초반에는 적어도 10년 내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침공할 만큼 전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3~5년 내, 즉 2029년 전후로 나토 회원국을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이 부쩍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