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LNG선 2척, 실질 건조는 거제에서…美 조선소 역량 미흡美 '메이드 인 아메리카' 속도 더뎌…韓 기술·부품 수출 수혜 전망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선업 관련 일러스트.ⓒ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선업 관련 일러스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조선업 재건의 주요 파트너로 한국을 꼽은 가운데, 이 프로젝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각)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프라와 인력 공백 탓에 미국이 상업용 대형 선박을 자국 내에서 완전히 건조하는 실질적 재건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기술과 기자재를 제공하고, 미국이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발주한 미국 선적 선박 12척 중 미국산 천연가스를 아시아·유럽으로 수송할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2척은 대부분의 건조가 한국 거제 조선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법규 및 해양안전 기준 준수를 위한 점검·보완 업무만 담당한다.

    WSJ는 "필리조선소가 아직 복합 대형 상선의 전 공정을 건조할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화는 지난해 말 1억달러(약 1400억원)에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했다.

    한화의 프로젝트는 일단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공정은 국내에서 이뤄지고, 기자재·엔지니어링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LNG 화물창·재액화 시스템·고효율 추진장치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완전 건조가 불가능한 현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기업이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는 구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강화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현지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해 내년도 예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 프로젝트는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기술 매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면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 완전 건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국 내 인프라와 숙련 기술자 부족 등을 지적했다. 현지 기술 인력 양성에만 3~5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시설이 노후한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제고 를 위한 장기 투자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의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라는 호재를 타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실리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