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발레대회'서 'K-발레' 열풍韓 6명 중, 5명 파이널 진출‥ 3명 메달 획득
  • ▲ ㈜발레앤모델 AI 주최로 서울 계원예술중학교에서 열린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Evgenia Obraztsova) 발레 워크샵'에서 선발된 6명의 한국 국가대표 발레리나들이 '제10회 유리 그리가로비치 국제발레콩쿠르' 출전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안무를 지도한 이가영(전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코치. ⓒ서성진 기자
    ▲ ㈜발레앤모델 AI 주최로 서울 계원예술중학교에서 열린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Evgenia Obraztsova) 발레 워크샵'에서 선발된 6명의 한국 국가대표 발레리나들이 '제10회 유리 그리가로비치 국제발레콩쿠르' 출전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안무를 지도한 이가영(전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코치. ⓒ서성진 기자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발레콩쿠르'에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러시아 선수들을 제치고 주니어 부문 금메달과 동메달을 휩쓸었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Sochi)에서 열린 '제10회 유리 그리가로비치 국제발레콩쿠르(X International Competition of Yury Grigorovich)'에서 주니어 부문에 출전한 안승아(14)가 금메달을, 정윤서(18)와 유시안(14)이 각각 동메달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이진민(18)과 한서연(17)이 공동 4위에 오르면서 우리나라는 출전 선수 6명 가운데 5명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해 3명이 메달을 목에 거는 영예를 안게 됐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산하 '국제발레콩쿠르연맹(IFBC: International Federation Ballet Competitions)'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향년 98세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Yury Grigorovich)를 추모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이 대회 심사위원으로 선발된 최준석 ㈜발레앤모델 AI(BALLET & MODEL AI) 대표는 지난달 볼쇼이 발레단 최고 수석 프리마 발레리나인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와 유리 발렌티노비치 바슈첸코 전 볼쇼이 발레단 최고 수석, 배주윤 전 볼쇼이 발레단 단원을 한국으로 초청해 '발레 워크샵'을 열고, 이번 콩쿠르에 참가할 6명의 국가대표 학생들을 선발했다. 최 대표는 이가영(전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코치와 함께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을 직접 이끌고 '유리 그리가로비치 국제발레콩쿠르'에 출전했다.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각국에서 총 70명의 정예 선수들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라운드(10월 8일)에서 50명으로 압축된 선수들은 2라운드(10월 9일)를 거치면서 절반만 살아남았는데 우리나라는 5명이 10위 내에 안착, 3차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 경연 무대는 지난 11일 오후 6시에 열렸는데, 우리나라의 안승아가 발군의 기량으로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은메달은 러시아의 사깔로바 빅토리아(Sokolova Victoria)에게 돌아갔고, 정윤서와 유시안이 각각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진민과 한서연은 간발의 차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최 대표는 대회 규정상 자국민 심사에서는 제외됐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발레콩쿠르 '오를레우'에도 한국 대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발레리나 4명 중 3명(권담윤·박정온·염다연)이 시니어·주니어·미들 부문 우승을, 나머지 1명(김하은)이 미들 부문 준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최 대표는 지난해 개막 하루 전 취소돼 논란을 빚은 '볼쇼이 발레단 내한 공연'을 기획했던 인물. 당시 반전단체 등으로부터 공연 취소 압박을 받은 최 대표는 공연명과 내용을 변경하는 안을 냈으나, 세종문화회관이 변경 신청을 부결하면서 공연 자체가 무산됐다.

    이 사태로 주한러시아대사관이 "한국이 문화 분야에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에 대해 특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다"며 "유감"이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최 대표가 이끄는 ㈜발레앤모델 AI는 최근 국제발레콩쿠르연맹(IFBC)으로부터 공식 국제발레콩쿠르 개최사로 허가받아 국내 모처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발레콩쿠르 개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