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브라질에 0-5 대패이스테방 2골, 호드리구 2골, 비니시우스 1골안첼로티 "한국 스리백, 수비 라인 간격 벌어져"
  •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브라질전 역대 최다골 차 패배를 당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브라질전 역대 최다골 차 패배를 당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호가 브라질에 참패를 당했다. 영혼까지 털리는 굴욕적 참패였다. 사실상 홍명보 감독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굴욕적 참패를 당한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0-5로 패배했다. 브라질 18세 신성 이스테방에게 멀티골을 내줬고, 호드리구에게도 멀티골을 허용했다. 마무리는 브라질의 에이스 비니시우스.

    5골 차 패배. 브라질전 역대 '최다골' 패배라는 굴욕도 따라왔다. 지금껏 한국은 브라질과 총 9번 만나 1승 8패를 기록했다. 최다골 패배는 지난 2022년 6월 친선전으로 한국은 1-5로 패배했다. 4골 차 패배다. 황의조의 1골이 0패를 면하게 했다. 이번에 1골도 넣지 못하면서 5실점을 내줬다. 

    한국 축구가 5골 차 패배를 당한 건 2016년 6월 이후 9년 4개월 만이다. 당시 한국은 스페인과 격돌해 1-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런 큰 격차가 난 결정적 이유, 감독의 차이였다. 감독의 수준, 감독의 역량, 감독의 전술 차이였다. 

    브라질 대표팀은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을 버리고 세계적 명장 안첼로티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출신 안첼로티 감독. 브라질 대표팀이 브라질 출신이 아닌 이에게 감독 지휘봉을 맡기는 건 이례적이다. 

    그는 과거 이탈리아 유벤투스, AC밀란, 잉글랜드 첼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독일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등을 지도한 명가 대표 감독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클럽 축구 최고의 대회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위기의 브라질 대표팀 지휘봉을 받았다. 몰락해 가고 있는 브라질 축구를 살리기 위한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다. 

    안첼로티 감독 앞에서 홍명보 감독은 작아졌다. 사실 브라질의 베스트 멤버도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특급 윙어 하피냐가 빠졌고, 브라질의 전설 네이마르도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역대급 황금 세대를 꾸렸다는 평가 속에서 추락하고 있는 브라질에 완패를 당했다. 

    특히 홍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스리백. 안첼로티 감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세계적 명장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는 스리백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홍 감독 스리백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선수 개인기 등 개인 기술이 훨씬 뛰어난 브라질이 오히려 팀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력의 팀, 원팀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이길 수 있는 그 어떤 강점도 보이지 못했다. 조직력에서 밀리면 승산이 없는 경기다. 결과는 그래서 완패였다. 

    또 안첼로티 감독은 공격에 무게감을 두면서도 팀 전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팀을 만들었다. 공격에 중점을 뒀지만 중원과 수비에 빈틈이 없었다. 중원과 수비도 공격만큼이나 강력했다. 중원 싸움에서 이겼고, 실점은 하지 않았다. 그가 왜 세계적 명장이라는 평가를 받는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 ▲ 세계적 명장 안첼로티 감독이 완벽한 팀 밸런스를 유지하며 한국을 대파햇다.ⓒ연합뉴스 제공
    ▲ 세계적 명장 안첼로티 감독이 완벽한 팀 밸런스를 유지하며 한국을 대파햇다.ⓒ연합뉴스 제공
    경기 후 안첼로티 감독은 한국의 스리백에 대해 조언을 남겼다. 그는 "한국이 스리백을 세우면서 중간에서 압박을 강하게 나갔는데 거기서 미스가 나왔다. 수비 라인도 간격이 벌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거 같다"고 평가했다. 

    또 안첼로티 감독은 "다양한 득점 루트로 골을 넣어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가 있어야 월드컵 때 더 다양한 솔루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경기였다. 브라질 감독을 맡았을 때 첫 번째 임무는 팀으로 경기하고, 팀으로 이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 좋은 경기를 했던 거 같다"며 '팀 브라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홍 감독은 원팀의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팀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지만, 그 부분에서 부족한 게 있었다. 개인적인 능력을 짧은 기간에 저 높은 수준까지 올리는 건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이런 과정들을 거쳐서 강팀과 만났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계속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