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2027년까지 PB 식품서 첨가물 퇴출 선언수입 제품까지 대상 확대 가능성삼양·농심 등 韓 기업, 천연 재료 전환 박차
  • ▲ 10월 4일부터 8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Anuga 2025)'에 참가하는 삼양식품 부스.ⓒ삼양식품
    ▲ 10월 4일부터 8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Anuga 2025)'에 참가하는 삼양식품 부스.ⓒ삼양식품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식품에서 합성 색소를 전면 퇴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식품첨가물 안전성 검토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월마트의 이번 결정이 수입 식품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K-푸드' 트렌드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온 한국 기업도 영향권에 들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2027년 1월까지 약 1000종의 자사 PB 식품에서 합성 색소, 보존제, 인공 감미료, 지방 대체제 등 30여 종의 첨가물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가공육에 사용되는 질산칼륨, 아질산칼륨, 아황산칼륨과 최근 논란이 된 성분인 이산화티타늄(티타늄디옥사이드)도 제거할 계획이다.

    현재 월마트는 PB 식품 제품 중 90%에서 이미 합성 색소를 쓰지 않고 있다. 남은 제품에서도 단계적으로 합성 색소를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LA타임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첨가물 없는 건강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월마트 PB 제품만이 대상이지만, 앞으로 수입 상품을 포함한 다른 판매 상품으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첨가물 제로(0)' 라벨에 익숙해지면 입점 브랜드에도 동일한 기준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등 인기 상품군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식품 제품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한국 식품 제품의 주요 판매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일부 한국 라면과 스낵류는 합성 색소를 사용하고 있다. 강렬한 붉은색 등 선명한 색감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내 일부 주에서 첨가물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농심은 미국 현지 공장에 파프리카 추출 색소와 비트 파우더를 도입했다.

    삼양식품도 기존 합성 색소를 천연 색소로 대체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무첨가 '클린 라벨'을 앞세운 현지 맞춤형 신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다만 천연 색소는 원가가 높기 때문에, 완전 대체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