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후 첫 표결서 양당 변화 없어밴스 "민주당, 불법이민자 의료예산 요구" 주장민주당 "한 푼도 불법이민자 의료에 쓰인 적 없어"양당 모두 출구전략 생각 않는 듯…사태 장기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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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의사당. 251001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한 1일(현지시각) 양당이 상원에 제출한 임시예산안이 또 부결됐다.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제안한 임시예산안은 찬성 47표-반대 53표로 부결됐고, 공화당이 제안한 임시예산안 역시 찬성 55표-반대 45표로 가결정족수인 60표를 넘지 못했다.이는 전날 밤 예산안 처리 마감시한 전 마지막 표결과 같은 결과다. 시간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결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했으나, 상원 내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은 셈이다.상원 통과를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하다. 다수당인 공화당은 전체 의석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60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이날부터 상당수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당장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된 만큼 백악관과 민주당은 즉각 서로를 책임자로 지목하며 치열한 여론전에 돌입했다. 2018년 이후 약 7년 만에 나타난 행정부 마비 사태를 두고 여·야는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백악관은 이번 셧다운이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고 공세를 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 직접 나서서 "민주당이 불법이민자들을 위한 의료서비스 예산을 요구하며 정부 운영을 막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를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내 극좌 세력의 셧다운"으로 규정하려 했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불행하게도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 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내각에 지시했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범부처와 협력해 삭감이 가능한 부분을 식별하고 있으며 우린 해고가 임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셧다운이 길어지면 예산을 줄이기 위해 연방공무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민주당을 압박한 것이다.특히 백악관은 여론전을 위해 홈페이지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다. 셧다운 시작과 동시에 백악관 홈페이지 최상단에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 시켰다'는 문구와 함께 셧다운 경과시간을 초 단위로 보여주는 시계를 게시했다.국무부 등 다른 연방기관 홈페이지에도 '민주당 주도 셧다운'이라는 문구가 게재되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조직적으로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공화당의 셧다운'이라고 즉각 반박했다.척 슈머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셧다운이 시작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슈머 원내대표는 밴스 부통령이 주장한 '불법이민자 의료혜택'은 거짓말이라면서 "단 한 푼의 연방예산도 서류 미비 이민자들(undocumented immigrants)의 건강 복지에 쓰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이번 예산안의 핵심 쟁점은 '오바마케어(ACA)'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 지급 연장 문제였다. 민주당은 보조금 연장을 요구했지만, 공화당은 해당 정책 수혜자에 불법이민자가 포함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통해 자신의 정책에 맞지 않는 부처 인력을 영구 감축할 기회로 삼겠다는 위협까지 하고 있어 과거 셧다운보다 파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양측이 한 치 양보도 없이 대치하면서 셧다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NYT는 "민주당은 굴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공화당도 합의를 타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CNN 방송은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경제지표 발표 지연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셧다운 장기화가 위축된 고용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가 현실화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비영리기구인 미국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윈 수석 부위원장은 ABC 방송에 "경제가 안정적인 시기엔 셧다운이 크게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그 여파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