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백악관 쿡 이사 즉시해임 요청 거부쿡 이사 직위 당분간 유지…'연준 독립성' 시험대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사 쿡 연준 이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대법원이 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임을 시도 중인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사회 이사의 직위를 당분간 유지하도록 결정했다.A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법무부가 제출한 '쿡 이사 해임중단 명령을 즉각 철회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즉각 판단을 내리지 않고, 내년 1월 예정된 본안 심리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대법원이 숙의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쿡 이사는 대법원 최종판결 전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이는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한 첫 사례로, 연준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해임권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임명으로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연준 이사직에 오른 리사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해임통보를 하자 소송을 제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 주택과 조지아 콘도미니엄 모두를 주(主) 거주지로 신고해 대출. 조건을 유리하게 받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쿡 이사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조지아 콘도에 대해서는 주 거주지로 세금공제 혜택을 신청한 적도 없다고 반박한다.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법적 권한이 없는 데다 자신의 통화정책 기조를 이유로 부당하게 해임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9일 쿡 이사가 모기지 사기를 저질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연준법에 따른 해임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결했다. 쿡 이사가 연준 이사를 맡기 전에 발생한 일인 만큼 충분한 해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이어 연방 항소법원도 같은 달 15일 2대 1로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 쿡 이사의 직위 유지를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쿡 이사에게 제기한 혐의에 정식으로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아 쿡 이사의 정당한 절차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이에 법무부는 18일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대통령이 해임 사유를 명시하는 한, 이는 재심사할 수 없는 재량'에 속한다고 주장했다.미국은 1913년 연준을 창설하면서 연방준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이 이사들을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동시에 중앙은행을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보호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어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법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린 대법원을 존중하며 우린 대통령이 법적 권한 내에서 쿡을 해고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내년 1월에는 그 같은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난 제롬 '너무 늦은' 파월이 정말로 방해꾼이라고 믿는다"라는 글을 올렸다.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를 부양하려면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더 크게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시도는 새 이사를 선임해 연준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