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BBC 인터뷰"美 투자, 통화스와프 없이 할 경우 금융위기""조지아 구금사태, 한·미동맹 훼손하지 않을 것""북핵 동결, 현실적…트럼프-김정은 합의시 수용"
  • ▲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50916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50916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한국시각) 한·미간 관세 문제를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에 대한 상업적 타당성 보장 문제로 양국간 이견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간)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찾아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7월 미국이 한국의 3500억달러 투자를 대가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무역협정에 구두로 합의했다.

    그러나 투자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문서에 사인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7월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일본과 다르다"며 "일본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410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과 통화스와프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협상 중단 가능성과 관련해 "혈맹 관계인 두 나라가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일축하면서 가능한 한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 대해 벌인 이민단속과 관련해서는 이번 사안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근로자들에게 가해진 가혹한 처우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번 단속사태가 한·미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과도한 사법당국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것이 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미국은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며 우린 이와 관련해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국은 방위비를 늘릴 계획이라며 안보와 관련해 미국과 큰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보도된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완전한 폐기가 아닌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에는 명백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실 없는 최종 목표(비핵화)를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 문제"라고 덧붙였다. 2022년 핵보유국을 선언한 북한과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019년 결렬된 북·미 핵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신뢰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다시 성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한국이 처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 위원장이 나란히 선 것을 언급하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이 매우 가까워지는 모습은 우리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두 진영으로 나뉘고 있고 한국은 바로 그 경계에 있다"며 "이런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조된 군사적 긴장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아야 한다.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