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직원들에 가동중단 통보했다 번복"트럼프 정부 민간부문 영향력 행사 확대"
  • ▲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AP=연합뉴스
    ▲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이 인수한 US스틸의 일리노이주 공장 가동중단 계획을 저지했다.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US스틸 '황금주'로 경영에 개입한 것이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의 재건계획 수립을 추진 중이지만 시작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의 가동을 중단하려던 US스틸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US스틸은 2주 전 직원들에게 11월부터 가동을 멈추되 급여는 지급하겠다고 알렸지만 이번 조치로 압연 공정을 유지하게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가동중단 소식을 듣고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를 걸어 가동중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이 가진 황금주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일본제철은 인수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황금주를 주고 2035년까지 US스틸의 기존 공장을, 2027년까지 그래나이트시티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황금주는 기업의 중요 경영 사안에 대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지분이다.  

    이번 조치는 철강 노동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부터 철강산업 회복 사례로 그래니트시티 제철소를 언급하며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100년 넘게 운영된 이 제철소는 연간 300만t 규모의 강판을 생산할 수 있었으나 US스틸은 2023년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외부 제철소에서 들여온 강판을 압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일본제철은 인수 당시 이 제철소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전미철강노동조합(USW)는 이를 믿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해당 제철소에는 800명의 USW 조합원이 소속돼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고용 확대를 중시하는 미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다. 

    WSJ는 이번 사례가 트럼프 행정부의 민간 부문에 대한 영향력 확대 시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인텔은 지난달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연방 정부에 10%의 지분을 양도하기로 했다. 

    또한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에서 계속 반도체 칩을 판매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발생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넘기기로 하는 등 민간 부문에서의 정부 개입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