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국빈초청, 내가 마지막 사례 되길"찰스 3세 "협력관계의 새로운 시대 구축" 강조왕실·정부 고위인사 및 IT기업인 대거 참석
  • ▲ 영국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 출처=AFPⓒ연합뉴스
    ▲ 영국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 출처=AFPⓒ연합뉴스
    영국에서 외국 정상으로는 두 차례 국빈 초청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저녁 윈저성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마련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2019년 6월 고(故) 엘리자베스 2세가 버킹엄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주최한 만찬에 이어 두 번째 국빈 만찬 참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찰스 3세는 윈저성 세인트 조지 홀에서 열린 만찬 환영사에서 "이 특별하고 중요한 일(국빈 방문)은 우리 두 위대한 나라간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준다"고 운을 뗐다.

    찰스 3세는 이어 "독재가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우리 두 나라는 중대한 외교적 노력에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가장 다루기 어려운 몇몇 분쟁의 해법을 찾는 데 개인적인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이 지난 5월 무역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우리 협력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해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며 "(찰스 3세)국왕과 영국에 수십년간 큰 존경심을 가져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정상으로서 두 차례 영국 국빈 방문을 한 것을 언급하며, 본인의 사례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농담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3세를 향해 "아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하고, 지난해 암 진단을 받았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에게는 "빛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영국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하나의 화음 속 두 음과 같이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함께 연주돼야 한다"며 "양국간 관계와 정체성의 유대는 소중하고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은 성대하고 격식 있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연미복 차림으로 참석했고 커밀라 왕비는 파란 드레스를, 멜라니아 여사는 노란 드레스를 착용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 트럼프도 만찬에 함께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등 양국 정부 주요 인사를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등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47.3m 길이의 대형 테이블에는 139개의 촛불과 꽃장식이 놓였고 식기류 1452점이 올랐다. 직원 100여명이 손님 160명에게 음식을 날랐다.

    이날 테이블에 오른 메뉴는 햄프셔 지방 물냉이로 만든 판나코타, 노퍽 지방 닭고기 요리, 영국 자두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등이다. 주류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신 어머니가 탄생한 해인 1912년산 헤네시 코냑 그랑드 샹파뉴가 준비됐다. 또한 1945년산 워 빈티지 포트 와인도 등장했다.

    음악 목록에는 영국 대표 첩보 영화 '007' 시리즈 주제곡과 팝, 록 음악 여러 곡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