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커크 죽음 기뻐하는 글 올리는 외국인 비자 취소할 것"오바마, 트럼프측 '정치적 분열' 점화 우려
  •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출처=APⓒ연합뉴스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출처=A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총격으로 유명을 달리한 찰리 커크의 죽음에 기뻐하는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지난 15일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은 우리 동료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을 맞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 취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신이 비자를 받아 여기에 와서 정치적 인물의 공개 암살에 환호하고 있다면 추방될 준비를 하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15일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커크의 죽음을 조롱하거나 축하하는 외국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비자는 당신이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라며 "우리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에 개입하게 될 사람들을 우리나라로 초청할 생각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미국으로 와서 정치적 인물의 살해, 처형, 암살을 축하하는 것 같은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줘서는 안 된다"면서 "그들이 이미 여기에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피습으로 사망한 찰리 커크는 미국의 대표적인 청년 보수 활동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그의 백악관 재입성을 위한 선거 운동에서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자들은 커크의 사망을 '좌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며, 보복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정치 폭력 자체에는 반대의 뜻을 표하면서도, 커크가 생전에 백인 우월적인 주장을 하는 등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커크 암살 사건을 이용해 분열에 불을 붙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열린 한 비영리단체 행사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커크의 사망 이후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공격하고 반대파를 억압하려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이 정치적 반대자들을 '해충(vermin)'이자 표적으로 삼아야 할 적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우리가 현재 당면한 더 큰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