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축통화국-美와 통화스와프 있어 가능…韓, 일본식 어려울 것""조지아 구금사태로 韓 기업들의 불안 가중…투자 약속에 냉담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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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한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의 '일본식 무역합의 모델'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며 한·미 통상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FT는 16일(현지시각) '한국, 일본식 무역합의 압박에 반발'이라는 기사에서 미국이 한국의 대미 투자처를 직접 지정하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핵심 쟁점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계획의 투자처 결정 권한이다.복수의 협상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 사례처럼 투자 프로젝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비합리적 조건이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이 3500억달러를 투자하고 투자처는 대통령이 선택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한국 대통령실은 "기업은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지 돈을 퍼붓기 위해 미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이재명 대통령도 "합리적이고 공정하지 않은 협상은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협상은 7월 한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미국의 관세 인하를 맞교환하는 데 합의한 이후 두 달 만에 재개됐다.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 도착 직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면서 세부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긴장 상태라고 설명했다.미국 측 압박은 일본과의 합의 이후 더욱 거세졌다. 일본은 5500억달러 투자 프로젝트 합의를 통해 자동차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췄지만, 한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은 서명했다. 한국은 협정을 받아들이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면서 협상 압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FT는 한국이 일본 모델을 그대로 따르기 어려운 이유로 외환 구조 차이를 지적했다.아시아그룹(TAG)의 제니퍼 리 전무는 "원화는 엔화보다 변동성이 크고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일본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며 일본식 합의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일본은 기축통화국이자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유지하고 있어 대규모 자금 이동에도 외환시장 안정성이 유지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로이터통신 역시 외화보유액 규모와 원화 유동성 부족이 한국이 일본식 합의를 수용하기 어려운 주요 이유라고 지적했다.여기에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이민단속 사태도 협상 환경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거론된다.전직 미국 통상교섭관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직원들이 이민당국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약속을 강요받는 데 대해 기업들이 냉담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