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틱톡 폐쇄 위협, 中 협상 틀 합의 끌어내"中, 트럼프 방중 성사 위해 틱톡 매각 동의로 선회 관측美 "對中 관세 유예 관련 추가 조치 고려 의향"…연장 시사자금세탁, 러 원유 수입 등 통상 현안도 논의…내달 추가 회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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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펑 중국 부총리(좌)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4차 무역협상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50914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에서 개최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 내 안보 우려가 제기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처분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다만 양국은 아직 관세나 수출통제와 같은 핵심 쟁점에서는 완전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국이 추후 협상에서 이번 틱톡 합의를 계기로 현재 '휴전' 상태인 무역전쟁의 출구를 찾을지 주목된다.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SNS 트루스소셜에서 무역협상이 "매우 잘 됐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정말로 구해내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기업은 틱톡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번 협상에 대해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틱톡과 관련해 프레임워크(틀)에 합의했다고 확인하면서 "프레임워크는 틱톡을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구조)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하지만 난 금요일(19일) 예정된 정상(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통화를 앞서가지 않겠다. 우린 프레임워크가 있지만, 정상들이 합의를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회담에 함께 참여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틱톡 매각 같은 매우 까다롭고 예민한 문제를 불과 며칠 만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며 "물론 몇달, 몇주간의 준비기간이 있었지만 마주 앉아 쟁점을 파악하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좁혀 지도자 승인을 조건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어젯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구체적인 지침을 받았다"며 "이를 중국 측 상대방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 겸 부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틱톡을 포함한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소통을 진행했다"면서 "협력을 통해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미국에서 틱톡은 사용자 수가 약 1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기 앱이지만, 모회사가 중국 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돼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이에 미국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됐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젊은 지지자들이 틱톡을 애용하는 점을 고려해 취임 이후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유예하고 중국 측과 협상을 진행해왔다.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사업을 새로운 미국 법인으로 분사한 뒤 미국 투자자들이 그 법인의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는 소수 지분만 보유하는 틱톡 인수안을 중국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으나, 미국의 관세에 반발한 중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당국은 이번 마드리드 협상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배적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를 거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매각에 동의했다고 WSJ이 보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당국자는 중국과 틱톡 합의가 없었다면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면으로 만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을 미국 측이 철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WSJ은 중국이 그간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한 틱톡의 알고리즘 기술까지 미국에 넘기느냐가 관건이라고 관측했다.이날 회견에서 리청강 부부장은 "틱톡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기술 및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며 "중국은 국익과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기술수출승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왕징타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부주임도 회견에서 "틱톡에 대한 중국과 미국의 합의는 양측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미국이) 틱톡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에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정의롭고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양국이 틱톡 문제와 관련한 원칙상 합의에 도달하면서 애초 17일로 예정돼있던 틱톡 강제매각 시한도 연장될 전망이다. -
- ▲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250915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번 협상에서는 틱톡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관세 문제도 논의됐다.양국은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협상에서 각각 115%P씩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 합의를 90일씩 연장해왔다.관세유예합의는 11월10일 끝날 예정으로, 미국 협상단은 합의를 다시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베센트 장관은 "약 한 달 후 다른 장소에서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몇주 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그리어 대표는 "입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현재 우린 대중(對中) 관세와 중국의 강력한 희토류 규제와 관련해 90일간의 유예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우린 유예를 주기적으로 갱신해왔고, 현재 유예는 11월10일 만료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그러면서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어진다면 미국은 추가적인 조치(연장)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미국은 이전보다 훨씬 나은 조건으로 희토류를 확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베센트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과 자금세탁방지 협력도 논의했다고 밝혔다.중국 내 자금세탁조직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자금까지 세탁하면서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중국도 미국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베센트 장관은 설명했다.베센트 장관은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한다고 이날 발표한 것에 대해 "우린 엔비디아 조사의 부적절한 타이밍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또 협상에서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언급됐지만, 중점 의제는 아니었다고 베센트 장관은 말했다.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틱톡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관세와 수출통제 등 다른 쟁점에서는 아직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베센트 장관은 약 한 달 뒤 중국과 다음 협상을 할 수 있으며 이때의 의제는 무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허리펑 부총리는 "미국 측에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중국에 대한 관련 제한 조치를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미국 측에 "회담에서 어렵게 얻은 성과를 공동으로 보호하고, 중·미 경제 및 무역 관계의 안정을 위해 지속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리 부부장은 "미국은 중국 기업을 억압하면서 중국에 자국의 우려사항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합의를 구축하고, 오해를 줄이며 양국 관계와 세계 경제에 더 큰 안정을 불어넣기 위해 양자 경제 및 무역협의 메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250915 ⓒrealDonaldTrum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