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틱톡 강제 매각하라"-中 "미국산 대두 안사겠다" 갈등美中정상 만난다면 APEC 전후 유력"정상회담 성과 사전 협의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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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무역협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4차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첫날, 양측은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미국산 대두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블룸버그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나 6시간가량 협상을 진행했다. 미중은 15일 오전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첫날 협상에서는 기존 현안이었던 관세율, 미국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 등 첨단기술 제한, 중국의 희토류 공급 제한 문제 외에도 틱톡과 대두가 새롭게 이슈로 떠올랐다.미국이 틱톡 강제 매각을 협상의 공식 의제로 처음 테이블에 올렸고, 이에 맞서 중국도 수확기를 맞은 미국산 대두 수입 문제를 내민 것이다.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이 미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개인 정보 유출과 국가안보를 이유로 틱톡 사용 금지를 추진했다. 이러한 행보의 연장으로 미국은 일명 '틱톡 강제 매각법'을 제정해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강제 매각을 촉구했다. 그러나 세 차례에 걸쳐 매각 시한 연장 조치를 내리며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연장 시한은 오는 17일이다.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협상에서 중국 당국을 압박해 틱톡이 자진 매각 후 미국에서 철수하도록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이러한 조처가 자국 기술 및 기업에 대한 부당한 대우이자 주권 침해라고 반발해왔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산 대두라는 새로운 카드로 맞대응에 나선 모양새다.15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대두 농가들이 수확철을 맞았는데도 수십억달러 어치의 대두를 판매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무역전쟁이 끼치는 역효과"라고 주장했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1일 중국을 겨냥해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띄웠으나, 중국 측은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6103만t(톤)이다. 이중 브라질산은 70%, 미국산은 25%가량이다. 한때 미국 대두를 가장 많이 수입하던 중국이 무역 분쟁 과정에서 다른 무역 파트너를 찾은 것이다.한편, 무역 협상의 궁극적인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중 간 관세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이 이뤄져야 해결책이 보일 것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미중 정상회담 시기는 다음달 31일부터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로 점쳐진다.이에 따라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논의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펜타닐 단속 문제 등의 쟁점에서 양측이 이견을 나타내고 있어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한국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한다면 불과 6주가 남았다"며 "성과를 내려면 양국이 협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안이 워낙 복잡하고 시 주석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점점 키워가는 만큼, 정상회담의 성과물을 사전에 협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