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공화당 후보 브래넘, "ICE에 내가 신고했다" 주장"조지아 주민 거의 고용 안 해" … 한국 기업 투자에 불만도트럼프 지지자 자처 … "불법 체류·인권 침해 있었다고 들었다"
  •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주에 공동 설립 중인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등 불법 체류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 이민당국에 직접 신고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했다. 제보자로 나선 이는 조지아주 제12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토리 브래넘(Tori Branum)으로 공화당원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브래넘은 자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해당 공장 현장을 직접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래넘은 "ICE에 연락하려고 시도한 건 내가 처음이 아니다. 공장(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적이고 비인도적 행위를 찍은 영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내가 SNS 팔로워가 많기 때문에 나를 만났다. 난 ICE에 신고했고 이후 ICE 요원이 연락해와 그 요원에게 제보자의 연락처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부 노동자가 자발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 중이며 체류 기한이 만료된 비자 소지자나 불법 체류자가 포함돼 있다는 주장을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는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공장 내 인권침해 혹은 불법 고용 문제를 시사하는 것이지만 제시된 정보는 모두 브래넘 본인이 주장하는 제보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며 공식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브래넘은 이번 신고의 배경에 대해 "난 불법 이민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난 트럼프에 투표했으며 불법 이민을 끝내기 위해 트럼프에 투표했다. 그들은 미국에서 불법으로 일할 수 없고 그게 그들에게도 좋다. 그들은 노예 같은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속 이후 전국에서 전화 메시지 등을 통한 협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 때문에 ICE가 다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해 그들을 가족과 찢어지게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멕시코나 남미 출신보다 한국인들이 더 많이 체포됐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브래넘은 '많은 한국인이 체포될 것이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기업이라면 H1B(전문직 취업비자) 비자로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미국 공장에 필요한 숙련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한국에서 노동자를 데려온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이는 사실이 아니며, 서배너(현대차 공장 인근 도시)에는 매우 숙련된 건설자와 장인들이 있다"며 "그들은 직업안전보건청(OSHA) 인증을 받았고, 임금이 더 비쌀 수 있지만 그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H1B 비자로 오는 엔지니어들은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미국 엔지니어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며 "여기 와서 사업하려면 우리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주는 세제 혜택만 받으면 미국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브래넘은 '이민 단속이 한국 기업의 조지아주 투자에 지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을 지키면 아무 지장도 없을 것이고, 불법으로 하면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사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없다면 여기서 사업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법치 국가"라고 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조지아주가 현대차 공장을 일자리 창출로 홍보한 것에 대해서는 "그들(바이든 정부)이 한국 기업에 3천200만달러(약 440억원)의 세제 혜택을 줬지만, 기업들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조지아 주민(미국 국민)을 (최근 단속 대상이 된 현장에서) 거의 고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 부지에 가는 미국인들은 거기에 있는 노동자 100명 중 미국인은 2명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리고 공장 때문에 농부들의 우물이 말라가고 있는데 그건 또다시 조지아주 납세자가 부담하게 될 것이다. 현재 공장은 우리에게 자산이 아닌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브래넘은 "사람들은 당신들(한국기업)이 이런 거대한 제조 시설을 짓고, 하루에 600만 갤런의 물을 쓰고, 당신 자녀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고 집을 지을 거라면 우리도 일부 혜택을 받아야 하는 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어 속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배너에 제지공장이 막 폐업하면서 1천명이 해고됐는데 그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트럼프를 뽑은 가장 큰 이유는 불법 이민 단속"이라며 "불법 이민자는 임금을 덜 줘도 된다는 이유로 미국인들이 손해보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또한 "미국인들도 일하고 싶지만 단지 노예 같은 조건과 임금으로 일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를 고용하는 정치인들과 기업 경영자들이 정말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 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단속으로 이어진 정보를 이민 당국에 제보했다고 주장한 토리 브래넘. ⓒ브래넘 페이스북
    ▲ 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단속으로 이어진 정보를 이민 당국에 제보했다고 주장한 토리 브래넘. ⓒ브래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