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나토 회원국 중 국방비 많이 써…원하면 더 많은 미군 주둔"中·러 견제 위한 전세계 미군 재배치 예정 재확인…주한미군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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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이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50903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 또는 감축할 계획이 없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그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A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군이 폴란드에 남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그는 "폴란드가 원하면 더 많은 군인을 두겠다"며 "폴란드는 오랫동안 더 많은 미군을 원했다"고 말했다.이어 "미군은 폴란드에 남을 것이다. 우린 폴란드와 정말 많이 동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우린 매우 특별한 관계"라며 "폴란드에서 군인을 없앤다는(remove) 생각조차 한 적이 결코 없다. 우린 다른 나라들에 대해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만, 폴란드에 대해서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변화한 안보환경에 맞춰 전세계 미군 배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remove'라는 단어는 무엇을 없애거나 한 장소에서 빼내 다른 장소로 옮긴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따라서 그가 다른 나라에 대해 미군의 완전한 철수 또는 감축과 그에 따른 병력의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이에 따라 미군 2만8500명 안팎이 주둔 중인 한국으로서는 향후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의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포함한 '동맹 현대화'를 논의 중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병력 조정 국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린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그러면서 한국으로부터 무상임대형식으로 공여받은 주한미군 부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의외의 발언도 했다.그가 이날 폴란드에 대해 원하면 더 많은 미군을 주둔하겠다면서 적극적인 주둔 의사를 밝힌 것과는 대비된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이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50903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폴란드는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친러시아 성향의 벨라루스와도 이웃이다. 현재 폴란드에는 약 1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병력 규모는 정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폴란드에 미군을 배치했으며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폴란드에 미군을 증강했다.폴란드 내 미군을 추가로 증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쓸 수 있는 또 하나의 압박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인이 우리 땅에 외국군이 있어서 좋다고 느낀 것은 20세기, 21세기에서 처음"이라며 "미군 주둔은 러시아에 우리가 함께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또한 폴란드가 나토의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무임승차하지 않는다"면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4.7%로 늘렸으며 나토의 5% 목표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나토는 폴란드가 2024년 GDP의 4.12%를 국방비로 쓴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폴란드는 올해 4.7%를 목표로 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내야 하는 돈보다 더 많이 낸 2개 국가 중 하나"라며 "그건 매우 좋은 일이었다"고 평가했다.로이터에 따르면 나브로츠기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폴란드의 안보를 강력히 보장했으며 회담에서 폴란드 주둔 미군을 늘리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나브로츠기 대통령은 "우리가 폴란드 내 미군 숫자를 늘리는 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하지만, 우린 그 절차를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자신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