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 워싱턴 본보기로 다른 곳에도 적용"…볼티모어도 거론일리노이주지사 즉각 반발…"권력 시험-부패 은폐용 정치 드라마 불과"
  • ▲ 이란 공습 당시 백악관 상황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이란 공습 당시 백악관 상황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야당인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재임 중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군(軍) 병력을 투입해 범죄 척결에 나설 것을 거듭 예고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시카고에 주(州) 방위군을 반드시 투입하기로 결정했나'라고 묻자 "난 언제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대답은 '지켜보자'다"고 답했다.

    이어 "우린 (시카고에) 들어갈 것이다. 시기는 말하지 않았지만, 우린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주 방위군을 시카고에 배치해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 법 집행요원들의 불법이민자 및 범죄자 단속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에게 군 병력 투입을 자신에게 요청하기를 촉구한 뒤 "어쨌든 우린 들어갈 것"이라며 "난 이 나라를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우린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카고 외에 민주당 소속인 웨스 무어 주지사가 재임 중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도 군 병력 투입 대상도시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에 쓴 글에서도 "주말에 시카고에서 적어도 54명이 총에 맞았고, 8명이 숨졌다. 지난 두 차례 주말도 비슷했다. 시카고는 단연코 세계에서 최악이고 가장 위험한 도시"라면서 군 병력 투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어 프리츠커 주지사를 향해 "도움이 절실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워싱턴 D.C.에서 그랬던 것처럼 범죄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 시카고는 곧 다시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올린 별도 트루스소셜 게시물에 "시카고는 세계 살인 수도"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는 민주당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지대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일리노이주지사뿐 아니라 브랜든 존슨 시카고시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그가 워싱턴에 주 방위군과 연방요원을 투입해 현지 경찰과 연방 법 집행요원들의 불법이민자 및 범죄자, 노숙인 단속을 지원한 방식을 시카고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워싱턴을 "안전지대(safe zone)"라고 부르면서 "이곳을 본보기로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계획을 "미국적이지 않다", "이곳에는 어떤 위급사항도 없다"면서 반대해온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카고의 거리는 "군대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건 범죄와 싸우거나 시카고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 이것(병력 투입)은 자신의 권력을 테스트하고, 그의 부패를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250903 사진=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realDonalTrum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250903 사진=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realDonalTr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