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김정은, 탈냉전 후 처음 한자리에"시진핑과 좋은 관계 유지, 중국이 더 미국을 필요로 해""푸틴에겐 매우 실망…알래스카 회담 결과물 나올지 지켜볼 것"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423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423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현지시각 3일)'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밀착하는 것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우주사령부의 앨라배마 헌츠빌 이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중·러 3국 밀착을 도전으로 보거나 미국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우려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대규모 열병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며 중국은 '반(反)서방' 진영 좌장으로서 군사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미국)가 필요하다. 알다시피 난 시진핑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리고 몇주 전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며 "그 결과물이 나올지 지켜보겠다. 만약 나오지 않는다면 우린 다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을 알래스카에서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전쟁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도 추진했지만, 2주 시한이 지난 1일로 끝났다. 오히려 그 사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날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중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방영된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밀착해 '반미(反美) 축'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결코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단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며 "믿어라, 그것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러시아, 인도 등 26개국이 참가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두고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서 '反트럼프'로 뭉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끼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며 "우린 훌륭한 관계를 가졌지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는 않은 채 "우린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언론 질의응답에서는 우크라이나전쟁 종전협상과 관련,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냐'는 질의에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파악했다. 며칠 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어떤 후과가 있을지는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난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라며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전용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출발,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우 지난달 31일 이미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총 26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열병식은 김 위원장에게는 첫 다자외교 무대다. 특히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