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신베트와 오베이다 표적 공격"사우디 매체, 팔 소식통 인용해 오베이다 사망 보도2004년부터 군사조직 대변인…카피예 쓰고 심리전 주도
  • ▲ 아부 오베이다 하마스 알카삼여단 대변인. 알카삼여단 제공. ⓒ연합뉴스
    ▲ 아부 오베이다 하마스 알카삼여단 대변인. 알카삼여단 제공.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3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변인으로 활동해온 아부 오베이다를 공습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엑스(X, 옛 트위터)에서 "하마스 테러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가 가자에서 제거됐다"며 "그는 지옥 바닥으로 떨어져 이란, 가자, 레바논과 예멘에서 온 '악의 축' 구성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날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군과 신베트(자국 정보기관)가 하마스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를 공격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는 "아직 최종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그가 더는 우리와 함께 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사실상 그의 사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하마스 측은 이 문제를 언급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면서 하마스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는 점을 비꼬기도 했다.

    이스라엘군(IDF)도 전날 오베이다를 노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지역을 표적 공습했다고 밝혔다.

    IDF 측은 "오베이다는 지난 10년간 하마스 군사조직의 선전기구를 총괄해 왔다"면서 여단과 대대 차원의 대변인 활동을 감독하고 선전정책을 수립하는 최고위급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매체 알아라비야는 이날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자시티의 한 아파트에 폭격이 명중했으며 이로 인해 오베이다 등 이 건물에 살던 주민이 모두 사망했다는 것이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사망자가 어린이를 포함해 총 11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2008년, 2012년, 2014년에도 오베이다에 대한 표적 공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베이다가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면 IDF의 암살 시도가 4번째 만에 성공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직후 오베이다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이 실제로는 '후다이파 사미르 압둘라 알칼루트'라면서 그가 복면을 벗은 맨얼굴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알카삼여단 대변인으로 활동해온 오베이다는 붉은색 카피예(전통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채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영상 연설과 글로 된 성명을 꾸준히 발표하며 하마스의 '입' 역할을 한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2006년 하마스가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납치했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하마스의 심리전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오베이다가 29일 마지막으로 올린 성명은 IDF가 가자시티 장악을 위해 공세를 펼 경우 해당 지역에 억류된 인질들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