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3분기 전망에 평가 엇갈려AI 열풍 이후 가장 둔화한 성장세…시간외거래서 3% 하락"中 매출 회복 불투명"
  • ▲ 엔비디아 로고.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엔비디아 로고.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27일(현지시각) 발표한 2분기(5∼7월) 실적에서 다소 둔화한 성장세를 드러낸 가운데, 엔비디아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의 따르면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467억4000만달러(약 65조원)로 월가의 예상치(460억6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 역시 1.05달러(약 1460원)로 시장 예상치(1.01달러)보다는 높았다.

    회사는 3분기 매출에 대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5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다. 월가 전망치인 531억4000만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회사의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실적 기대감이 컸던 데 따른 시장의 실망감으로 풀이된다.

    AI 열풍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매 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왔다.

    이전 실적과 비교해 이날 발표된 2분기 매출은 성장세 둔화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56%에 그쳐 AI 열풍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11억달러로 시장 평균 예상치(413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에 대해 다소 부진한 매출 전망을 내놨다"면서 "지난 2년간의 폭발적인 AI 투자 호황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 시스템 투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 차질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엔비디아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 달간 주요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십억 달러를 각각 쏟아부으며 지속적 성장에 대한 의문이 컸는데 이번 2분기 실적이 불안을 줄였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매출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 'H20'을 판매해왔으나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수출이 제한됐다. 이후 7월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판매 재개를 승인하면서 금세 중국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승인은 지연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수출 허가의 대가로 중국 수출로 발생하는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할 것을 요구받은 상태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일부 출하를 허용하는 대신 매출의 15%를 가져가겠다는 방안을 내놨고, 중국 정부는 반대로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라고 독려한다"면서 "엔비디아의 매출 회복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