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기고서 '연준 흔들기' 비판쿡 이사 해임에 "독재 권력 정당화 구실" 일갈연준 독립성 침해, 고물가·저성장·약달러 초래 전망
  • ▲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연합뉴스
    ▲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정치권력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키고, 미국 통화정책은 물론 경제 안정과 세계적 리더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의 경고가 나왔다.

    옐런 전 장관은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에 해임을 통보한 것을 두고 "불법이자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이는 연준을 정치화하고, 지도부를 위협하며, 통화정책을 대통령 뜻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직접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4년 내내 재무장관을 지냈다. 이에 앞서 2014~2018년에는 연준 의장을 역임했다.

    옐런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명분으로 쿡 이사를 해임했으나 문서화된 위법행위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단순한 혐의는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허구이며 사실상 독재 권력 장악을 정당화하려는 구실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연준 이사회 전체 구성원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모두에게 섬뜩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며 "대통령 견해에 반대하면 다음 차례는 바로 당신이란 의미"라고 일갈했다.

    옐런 전 장관은 연준의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며 예상되는 결과로 고물가·저성장·약달러를 꼽았다.

    옐런 전 장관은 "만약 시장이 연준에 대해 정치적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고 믿는다면 모든 금리 결정은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기대 인플레이션은 불안정해지고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가 위태로워지며, 투자자와 동맹국 모두 미국이 더 이상 독립적인 중앙은행을 갖지 않고 있다고 결론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이게도 이런 전략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입성 이후 줄곧 파월 연준 의장을 지목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최근에는 공격 대상을 연준 이사 개개인으로 확대하면서,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이사회를 재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해임을 통보한 리사 쿡 이사의 후임을 지명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인 중 4인을 본인 사람으로 채우게 된다. 금리 인하의 동력이 더울 커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