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패배하지 않았다…우리 미래, 우리가 결정"캐나다 총리, 군사지원 및 전후 복구에 민감 참여 합의교황, 英 국왕, 트럼프, 시진핑 등 축전…세계 각국 지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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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중앙광장에서 독립 34주년 기념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50824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4년째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각) 독립 34주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는 의회에서 옛 소련에 대한 독립선언법이 통과된 1991년 8월24일을 독립기념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뉴욕타임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념식에 앞서 공개한 영상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다신 러시아인들이 '타협'이라고 부르는 수치를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겐 정의로운 평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는 오직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우크라이나는 아직 완승하지 못했지만, 분명히 패배하지도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지켜왔다"며 "우크라이나는 희생양이 아닌 투사"라고도 말했다.그는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누구도 감히 침공하지 못할 만큼 강력한 안전보장을 받음으로써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것"이라며 "강한 우크라이나, 평등한 우크라이나, 유럽인 우크라이나,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이것이 우리 자손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면서 양자 정상회담을 재차 촉구했다.그는 "우린 러시아를 평화로 밀어붙일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그는 전쟁 이후 외국군의 주둔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보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지지와 연대를 표시했다.이날 키이우를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월 캐나다가 약속한 20억 캐나다달러(약 2조원) 중 절반을 드론과 장갑차, 탄약 지원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 프로그램에도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URL은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산 무기를 사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조달 체계다.카니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드론 공동생산합의에도 서명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민간부문 참여를 끌어내기로 했으며 수력발전, 소형원자로, 석유·가스 등 공동 에너지 프로젝트도 논의했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다. -
- ▲ 키이우 독립광장의 우크라이나 국기. AFP 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키스 켈로그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에게 공로훈장을 수여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켈로그 특사는 이날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와도 만나 미-우크라 광물협정과 안전보장방안을 논의했다.폴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와 군 장비 공동생산에 합의했다.이날 노르웨이는 독일이 이미 보유한 2개 패트리엇 시스템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독일과의 공동계획에 70억크로네(약 9600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과 찰스 3세 영국 국왕, 트럼프 대통령 등이 축전을 보냈다면서 해당 내용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렸다.교황은 축전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한다"며 "주님께서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무기가 침묵하고 대화에 자리를 내줘 모든 이에게 평화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간청한다"고 적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축전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꺾이지 않는 정신을 가졌고, 우크라이나의 용기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며 "미국은 여러분의 싸움을 존중하고 여러분의 희생을 기린다"고 썼다.이어 "이제 무분별한 살육을 끝낼 때"라며 "미국은 이 유혈사태를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존엄성을 보호할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질,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꺾이지 않는 용기와 정신에 가장 깊은 존경을 보낸다"며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 달성을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엑스에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여러분은 이를 위해 싸우고, 우린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서 "자유로운 우크라이나가 자유로운 유럽이기에 우린 언제까지나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적었다.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가 독립기념일을 맞은 가운데 우린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굳건히 그들 곁에 선다"고 독일어, 영어, 우크라이나어로 썼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전을 보냈다고 전하면서 감사를 표시했다.시 주석은 축전에서 전쟁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지켜왔다"며 "양자 관계를 꾸준히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에 더 큰 이익을 가져오도록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상회담을 중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을 알래스카에서 만났고 구체적 합의내용 없이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이후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각국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의 종전조건을 전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안전보장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간의 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평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 서방 국가들이 "협상을 차단할 명분을 찾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리하게 즉각적인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